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비판 여론 확산이상헌 의원 '아이템 확률 정보공개 의무화' 법안 발의넥슨, 5일 자율규제 대상 아닌 아이템확률 공개... 게임사 자정작용 이끌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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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결국 정치권으로 향했다. 게임업계의 핵심 수익모델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생긴 만큼, 게임사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이하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모호했던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고 자율규제에 맡긴 아이템 뽑기 확률 공개를 법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그동안 유저가 개별 아이템의 등장 확률을 알지 못한 채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때까지 구매를 하기 때문에 사행성이 강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을 게임사들의 자율규제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법안이 발의되자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아이템 확률은 영업비밀”이며 “현재 확률형 아이템은 ‘변동 확률’ 구조로 개발자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한국게임산업협회의 변동 확률 발언은 개발자도 모르는 확률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냐는 유저들의 역풍을 맞았다. 비난이 거세지자 ‘일부 해외 게임들이 변동 확률의 구조를 가진다’는 내용으로 수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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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뜨겁게 펼쳐지던 와중 메이플스토리가 기름을 부었다. 논란이 된 아이템은 ‘환생의 불꽃’이다. 지난달 18일 ‘환생의 불꽃 추가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된다’는 업데이트가 공개되자 그동안 해당 아이템 확률이 조작된 것 아니냐는 유저들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유저들은 넥슨의 해명을 요구하며 불매 운동과 더불어 트럭 시위를 시작했다. 넥슨은 결국 사과문을 발표하고 오는 5일 추가적인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입을 열었다. 하 의원은 “소비자를 속이고 부당이득을 챙긴 ‘확률장사 5대악(惡) 게임’을 골라 공정위에 의뢰할 예정이다”란 입장을 밝혔다.

    하 의원이 언급한 5대악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2M 등),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이다. 모두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게임으로 과거부터 확률형 아이템 관련 논란이 존재했다.

    규제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소비자 보호 장치가 과도할 경우 산업의 발전 및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외국계 게입업체와 동등한 규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규제 방법이 없어 역차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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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N을 필두로 한 게임사들은 게임산업협회와 의견을 조율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임산업협회의 입장은 ▲불명확한 개념 및 범위 표현으로 사업자 예측 가능성 저해 ▲다수의 신설 조항으로 의무를 강제한다는 점 ▲타법과 어긋나는 형평성 ▲영업의 자유 침범 ▲실효가 없거나 희박한 실현 가능성 등을 지적하고 있다. 

    다만 넥슨은 5일 확률 조작으로 의심받는 아이템 ‘큐브’의 확률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게임사에서 자율규제 대상이 아닌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더 이상의 불안감이나 의구심을 없앨 만한 정보, 기록을 공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늦어도 3월 5일까지 준비해서 안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의 중심인 큐브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의문을 갖는 정보와 기록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 향후 확률형 아이템 운영 방향성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도 국내 게임사를 대표하는 넥슨이 자율규제 대상이 아닌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는 점을 주목한다. 강경했던 게임산업협회의 기존 기조에서 벗어나 다른 게임사들의 자정작용을 이끌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한편,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3월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심사가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