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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전국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0%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 평균치의 3배가 넘는 인상률로, 서울에선 강북지역 등 그동안 저평가되던 지역의 인상률이 컸다. 이는 모든 유형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90%로 맞춘다는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9.91% 급등했다. 세금 폭탄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4.73% 보다도 5%p 이상 오른 것이다.
특히 서울 25개구 가운데 노원구가 34.66% 올라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성북구(28.01%), 강동구(27.25%), 동대문구(26.81%), 도봉구(26.19%), 성동구(25.27%) 등 순이었다.
반면 강남3구인 서초구(13.53%)와 강남구(13.96%), 송파구(19.22%) 등은 상대적으로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았다. 서초구는 25개 구 중에서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보다는 강북이 더 많이 오른 것이다. 이는 정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맞춘다는 계획에 따라 현실화율 로드맵을 적용하면서 현실화율이 가격대별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을 추진해 왔는데, 상대적으로 고가 부동산이 저가보다 현실화율이 낮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고가 부동산 위주로 공시가격을 끌어올렸다.
그결과 고가 주택보다 중저가 주택의 현실화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로드맵을 추진하려면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의 인상률을 더 높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 6억~9억원 공동주택의 경우 현재 현실화율은 67.1%로, 이를 2030년까지 90%로 맞추려면 매년 2.29%포인트씩 올려야 한다. 반면 30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이미 현실화율이 79.5%다. 30년까지 1.05%포인트씩만 올리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정부 규제로 인해 서울 강남보다는 강북권,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을 중심으로 중저가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다. 아파트 값은 노원구는 5.15%, 강북구는 5.08% 도봉구는 4.25% 올라 서울 평균(3.01%)을 상회한 것이다.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세종이었다.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70.68% 올라 상승률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값은 지난해 44.93% 올랐다. 이에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위가격 순위에서 세종은 4억2300만원으로, 지난해 2억3200만원에서 82.3% 올라 1위를 차지했다.
지방 광역시 중에선 대전 공시가격이 20.57%, 부산은 19.67%, 울산은 18.68% 각각 상승한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 상승률이 도르라진 곳으로, 현실화율에 따라 공시가격도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