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무직… 상속세·위자료 등 현금 필요 한진칼 무배당 결정… 자금조달 애로3자연합 사실상 와해 수순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 매각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상속세 마련과 이혼소송의 양육권과 위자료 등 현금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KCGI는 지난 8일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중 5만5000주(0.08%)를 장외매수했다. 

    공시 내용은 이렇다. 조 전 부사장과 동맹군인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보유 지분 일부를 장외매수했다는 것. 비고란에는 '조현아'로 KCGI는 조 전 부사장의 보유한 주식 5만5000주를 사들였다. 주당 6만1300원을 계산하면 조 전 부사장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3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재계 일각에선 2018년 이후 3년째 무직 상태인 조 전 부사장이 600억원대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고 관측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조 전 부사장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 2019년말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세와 관련한 질문에 "나는 소득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남매들)은 소득이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이사 등 경영에 따른 보수를 받아 현금을 조달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누나인 조 전 부사장은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수년간 무직 상태인 조 전 부사장이 자금을 마련할 수 방법은 극히 제한적으로 보인다. 주식담보대출과 배당금 등이 전부다. 이마저도 최근 한진칼이 2020년도(결산 기준) 무배당을 결정하면서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긴 셈이다. 

    그는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끌어다 쓰고 있다. 383만7394주(6.49%) 중 116만844주(1.96%)가 담보로 묶여있다. 그 중 68만8622주(1.16%)로 현금을 빌렸고 나머지 47만2222주(0.80%)는 상속세 연부연납을 위해 세무서에 맡겨놓은 상태다.

    조 전 부사장은 상장사 중 대한항공(보통주 3140주·우선주 5933주)과 ㈜한진(보통주 4000주) 주식도 갖고 있으나 물량이 많지 않아 자금 동원에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상속세 마련이란 숙제를 안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발생한 상속세(2700억원 규모)를 5년간 여섯 차례에 걸쳐 나눠 내기로 했다. 한진家 3남매가 내야 하는 상속세는 각각 약 6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남편에게서 이혼소송도 진행중이다. 조 전 부사장의 남편은 양육권과 위자료 3억원, 재산 분할을 청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달 방안으로 주식담보대출 외에는 사실상 현금을 끌어 모을 방안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의 용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조 전 부사장의 현금력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