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신세계의 분리 경영 체제 속에서 커지는 전략실 역할신세계그룹의 신규 M&A, 전략적 제휴서 일사불란한 추진력이명희 회장 직속 조직… 주요 계열사 이해관계 조정
  • ▲ 권혁구 신세계그룹 전략실장 사장.ⓒ뉴데일리DB
    ▲ 권혁구 신세계그룹 전략실장 사장.ⓒ뉴데일리DB
    최근 신세계그룹이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면서 권혁구 신세계그룹 전략실장(사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용진-정유경' 남매의 분리 경영이 구체화되면서, 이들간 조율을 맡은 전략실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의 과감한 변화의 배경에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역할과 효과, 전략을 분석하는 전략실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두드러지는 신세계그룹의 변화는 적지 않다. SK텔레콤으로부터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처음으로 야구단을 보유하게 됐고,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한 전략적 동맹도 맺었다. 몸값이 5조원에 달하는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이들은 모두 이마트나 신세계 단위에서 단독 추진되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야구단 인수는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고려해야만 하고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나 이마트가 단독으로 인수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전략적 제휴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동시에 자사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세계그룹의 의사결정은 이마트, 신세계의 분리경영에도 불구하고 일사불란함을 보이고 있다”며 “이마트와 신세계의 경영진을 통합하는 그룹차원의 기능이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권 사장에 눈길이 쏠리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권 사장은 신세계그룹에서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히는 인사로 이명희 회장의 신뢰를 받는 최측근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에 각각 등기임원으로 올라가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권 사장은 대구 대륜고와 경북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1987년 신세계에 입사해 이마트 점포개발,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 TF, 신규사업담당 등 양사 주요 사업을 맡으며 신사업 및 전략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마트-신세계의 물적분할이 이뤄진 2011년 전략기획팀장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전략실은 지난 2018년 전략기획 업무 일부가 각각 이마트 전략기획실과 신세계 전략기획실로 나눠 각사에 분할된 이후 역할이 축소되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중요성이 더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의 최대주주가 되는 등 남매간 독립경영이 가시화되면서 이들의 사업간 충돌 및 시너지, 협력에 대한 조율자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세계그룹의 대대적인 신사업, 전략적 제휴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더욱 그렇다.

    권 사장에게 힘이 실리는 것에는 전략실이 기본적으로 이명희 회장의 직속 조직이라는 점도 있다. 그룹 내 나눠진 이마트, 신세계의 현안과 전략 등을 주요 현안은 물론 사소한 정보수집까지 전략실이 맡는다. 이에 대해 이 회장에게 보고하는 역할도 전략실이 수행하고 있다. 위치도 이마트 본사나 신세계 본사가 아닌 반포 JW메리어트 10층에 자리해 독립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전략실은 약 60여명의 각 계열사의 파견인원들이 소속돼 계열사 지원은 물론 인수합병(M&A), 사업 조정 업무까지 수행 중이다. 이명희 회장은 지난해 정용진-정유경 남매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이마트, 신세계의 최대주주에서 물러났지만 그 위상은 건재하다. 그룹 오너로서 여전히 주요 국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그 배경에 전략실과 권 사장이 역활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