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자문사 반대에도 신한·우리금융 이사 연임 통과ESG 위원회 신설 대세 속 이사회 운영방식 개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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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자문사와 국민연금의 견제 속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총회가 일제히 막이 올랐지만 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이변은 없었다.다만 금융지주들은 줄어든 배당으로 불만을 느끼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분기배당 등 조치를 결정했다.우리금융지주는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사들의 재선임을 모두 가결했다.우리금융의 경우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과 노성태·박상용·전지평·장동우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정찬형 사외이사 선임안이 이변없이 통과됐다.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국민연금,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이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의 연임과 정찬형 감사위원 선임 등을 모두 반대했다.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상품(DLF) 사태 관련 중징계 처분을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KB금융은 선우석호·스튜어트 솔로몬·최명희·정구환·김경호 등 5명의 사외이사 선임건과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모두 통과됐다.하나금융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4연임 통과를 비롯해 전날 은행장으로 취임한 박성호 하나은행장(비상임이사), 박원구,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권숙교, 박동문 등 사외이사 후보들을 모두 이사로 선임했다.신한금융 역시 ISS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날 정기주주총회에서 기타 비상무 이사로 재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임기 만료를 앞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 연임 안건을 통과시켰다.이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지주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앞세워 연일 ESG 강화 방안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기관투자자를 대표하는 의결권자문사와 국민연금이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고 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추진하는 ESG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게 지배구조 개선”이라며 “경영진들은 외부의 반대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여 이사회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각각 ‘지속가능경영위원회’와 ‘ESG경영위원회’를 설립을 의결했다. 신한금융 역시 전날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ESG전략위원회’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을 승인했다. KB금융의 경우 이미 지난해 ‘ESG위원회’를 출범한 바 있다.금융지주들은 다만 중간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배당성향을 높여달라는 주주들의 요청에 "최근 금융주에 대해 안정적인 배당주로서 기대하는 주주들이 늘어나는 게 현실"이라며 "중간배당도 여러 상황을 봐서 검토해나가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KB금융 정관에는 이미 중간·분기배당이 허용돼 있다.윤 회장은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게 일관적인 생각"이라며 "경제상황과 금융당국과의 교감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발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앞서 KB금융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배당액을 20% 이하로 낮추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올해 배당액을 1주당 1770원, 배당성향은 20%로 결정했다. 지난해 배당성향 26%와 비교하면 6%포인트나 하락한 셈이다.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이날 정기 주총에서 "올해는 실적개선과 더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우리금융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키는 ‘자본준비금 감소’ 안건이 통과돼 배당가능 재원으로 4조원을 마련했다.이후승 하나금융 재무총괄 전무(CFO)도 이날 주총에서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포함해 주주가치가 지속적으로 증대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전날 정기 주총을 진행한 신한금융 역시 분기배당이 가능토록 정관을 변경했다. 연간 최대 4회까지 배당을 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