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변경 거치면서 주행 감각 되찾아조화로운 파워트레인… 실연비 L당 10.2㎞에 달해무르익은 내외관, '쇼퍼 드리븐'다운 최상위 세단
-
렉서스 ‘뉴 LS’가 비로소 제 모습을 찾았다. 부드러운 주행 질감에 편안하고 안락한 뒷좌석까지 최상위 세단다운 면모를 뽐냈다. 어중간한 달리는 재미는 걷어내고 잘하는 것에 집중했다.지난달 19일 열린 시승 행사를 통해 뉴 LS 500h(하이브리드)를 직접 몰아봤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경기 안양시까지 오가는 90㎞를 달렸다.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이 섬세하게 조화를 이뤄 여유를 느끼면서 타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무르익은 외관과 높은 연료 효율은 덤이다.뉴 LS를 처음 보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얼굴의 변화다. 상징인 스핀들 그릴 주변 주간주행등을 위로 올려 날카롭고 또렷한 눈매로 가꿨다. 공기 흡입구는 선을 없애고 이전보다 단정하게 인상을 바꿨다.뒤는 리어 램프에 검은 장식물(가니쉬)을 더했다. 하이브리드답게 배기구 대신 크롬 소재를 부착했다. 전체적으로 차체가 낮게 내려앉은 차분한 분위기다.운전석에 앉아 주행을 시작했다. 시동을 걸면 먼저 전기 모터가 2375㎏ 무게의 거대한 몸집을 물 흐르듯 밀어준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휘발유 엔진을 깨우는 일이 거의 없었다.정체 구간을 지나 시외로 나와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았다. 엔진이 이질감을 주지 않고 조용한 숨을 내쉬었다. 최고 출력 359마력은 가속에 여유가 넘쳤다. 3.5L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가 맞물린 덕분이다.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행 감각의 변화다.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로 유명한 렉서스만의 색깔이 담긴 가치를 구현해 냈다는 생각이 들었다.신형 LS는 출시 당시 운전의 재미를 강조해 반응이 좋지 않았다.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모는 차)’이라는 고루한 이미지를 벗고자 했는데, 문제는 주 소비층 입맛에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그러나 4년 만에 부분 변경을 거친 뉴 LS 500h는 이러한 문제를 잘 풀어냈다. 임의로 10단까지 제어하는 변속기는 낮은 엔진 회전수(rpm)부터 변속을 가져간다. 엔진 소리는 한층 조용해졌다. 주행 시 정숙성, 부드러운 승차감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뉴 LS 500h는 반대 음원을 만들어 소음을 제거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차체 높이를 조정하는 ‘에어 서스펜션’, 조건에 맞춰 적절히 토크를 배분하는 네 바퀴 굴림 등을 지원한다.연료 효율도 챙겼다. 시승하는 동안 정체가 이어졌는데 L당 10.2㎞에 달하는 연비를 자랑했다. 웬만한 중형 세단급에서 볼 만한 수준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9.6㎞/L다.최상위 세단인 만큼 실내는 화려했다. 모든 부위를 가죽으로 수공예 마감해 장인(타쿠미) 정신을 담았다. 오토만 좌석은 총 22개 방향으로 전동조절이 가능하다. 열선과 퉁풍뿐 아니라 마사지 기능도 있다.전장(길이) 5235㎜, 전폭(너비) 1900㎜, 전고(높이) 1460㎜에 축간거리가 3125㎜에 달하는 만큼 다리를 뻗는 공간은 여유가 넘쳤다. 이 밖에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정보를 앞 유리에 띄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24인치로 키웠다.기술 흐름에 맞춰 충돌 방지 장치, 차선 추적 및 후측방 제동 보조 기능, 속도와 거리 조절은 물론, 정차와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등 첨단 안전 사양도 갖췄다.렉서스는 뉴 LS를 앞세워 판매 회복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LS는 1989년 렉서스를 있게 한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당시 보닛 위에 샴페인잔 15개를 피라미드 모양으로 올리고, 실험장비 위에서 시속 220㎞ 넘게 속도를 올려도 샴페인잔이 흔들리지 않은 광고의 주인공이다. 20년 전에는 국내 진출의 첨병 역할을 맡기도 했다.뉴 LS의 판매 가격은 하이브리드가 1억4750만~1억6750만원, 휘발유는 1억2740만~1억5200만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