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펫푸드 수입액 10% 넘게 상승수출액 83.5% 올랐지만 대부분 국내 '로얄캐닌' 공장 성과국내 브랜드, 2010년대 초반부터 사업 진출했지만 성과는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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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원F&B
    국내 식품 기업들이 잇따라 펫푸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부의 식품산업 활력을 위한 5대 유망군 선정에도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또 사업 진출 러시가 이어진 지 10년이 지났지만 'K-펫푸드'의 성과는 눈에 띄지 않고 여전히 해외 브랜드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12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 FIS)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견 사료와 반려묘 사료를 합한 사료용 조제품의 총 수입액은 2억7073만 달러(한화 약 3042억원)로 전년(2억4202만달러) 대비 11.9% 증가했다. 2016년 1억7132만달러이던 수입액은 2017년 2억달러를 넘긴 후 계속해서 상승세다.

    유로모니터 기준 지난해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는 약 1조2650억 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수입액은 전체 펫푸드 시장의 1/4에 달한다. 또한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 점유율은 6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대 초반부터 하림, 동원F&B, 풀무원, KGC인삼공사 등 국내 식품기업들이 잇따라 펫푸드 사업에 진출, 투자를 확장해왔지만 해외 브랜드의 점유율은 여전히 공고한 셈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제 5차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제28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식품산업 활력 제고 대책'을 관계기관 합동으로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펫푸드'를 5대 유망식품군 중 하나로 선정했다. 펫 시장 성장세에 'hy(구 한국야쿠르트)', 굽네치킨 등 신규 사업자도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펫푸드 성과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동원F&B의 지난해 펫푸드 부문의 매출은 300억원 수준으로 목표치인 1000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198억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인 2019년 100억원을 간신히 넘긴 매출에 비하면 2배 가까운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여전히 28억원이 남았고, 지난해 목표였던 시장점유율 10% 달성은 갈 길이 멀다. 

    풀무원 역시 지난해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로 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아미오 론칭 당시 5년 내 연간 250억원 매출 달성을 내세웠지만 이미 7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이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 ▲ ⓒ풀무원
    ▲ ⓒ풀무원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펫푸드 사업에 대해 일단 적극적인 투자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2015년 '지니펫'를 론칭한 KGC인삼공사 역시 펫푸드 사업 계획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사업 진출 5년이 지났지만 지니펫의 매출은 2019년 기준 32억원대,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기틀을 잡고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보다는 내수에서 자리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동원F&B와 하림펫푸드는 여전히 펫푸드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브랜드 매출 1위인 동원F&B는 2014년 펫푸드 전문 브랜드 '뉴트리플랜' 론칭에 이어 2018년 글로벌 펫푸드 브랜드 '뉴트람'을 출시, 2019년 대규모 투자를 통해 펫푸드 생산 설비 증설을 단행했다. 

    30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참치, 연어, 크릴, 홍삼 등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제품으로 일본에서 연간 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이뤄내고 있다. CP그룹과 손잡고 태국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인간도 먹을 수 있다는 ‘휴먼 그레이드’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CJ나 빙그레가 빠르게 손을 뗀 데에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에서 분위기가 좋은 동원이나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던 하림 외에는 돈이 안 되는 펫푸드를 끌어안고 있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