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가한 SK텔레콤...통신사 중 유일상장 앞둔 자회사 '11번가'의 기업가치 제고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후보군 중 현금 여력↓인수 성공하더라도 시너지 불분명해
  • SK텔레콤이 통신사 중 유일하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상장을 앞둔 11번가의 기업가치 제고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실효성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 입찰에 SK텔레콤을 비롯해 신세계, 롯데, MBK 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자체가 우리에게 영향력 있는 행위이자 포트폴리오”라며 “쿠팡이 e커머스에 이어 미디어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는 만큼 융합적인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e커머스 시장에서 부진한 11번가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1번가의 최근 실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지난해 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매출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6%로 네이버쇼핑(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에 이어 4위다.

    실적이 부진하다 보니 11번가는 매각설까지 떠돌았다. 하지만 박 대표는 매각설을 일축하고 11번가를 중심으로 한 e커머스 사업을 공고히 할 뜻을 나타낸 바 있다. 11번가라는 오픈마켓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 등을 접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의 아마존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11번가와 더불어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G마켓과 옥션까지 총 3개의 오픈마켓을 보유하게 된다.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혁신적인 서비스를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판이 깔리게 되는 셈이다.

    단순히 시장 점유율만 합산하더라도 약 18%의 점유율로 네이버쇼핑을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다만 5조원에 달하는 매각가는 부담스럽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조 9471억원이다.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면 8771억원으로 1조원에 채 미치지 못한다. 

    SK텔레콤이 현재 추진 중인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도 변수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과거 인수합병 사례들처럼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뚜렷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은 유통 부문에서 네이버나 쿠팡은 물론, 인수에 참여한 신세계, 롯데 등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 11번가의 상장을 앞두고 외연 확장에만 공을 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셀러들은 네이버나 쿠팡, 이베이, 11번가 등 여러 플랫폼에 동시 입점한 상황”이라며 “셀러의 풀이 겹치는 만큼 오픈마켓 간 플랫폼 통합은 셀러의 풀 측면에서 1+1=1.3에 불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크고 다양한 플랫폼의 가격을 탐색·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플랫폼 통합 시 기대할 수 있는 고객 풀 증가 효과 역시 1+1=1.3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