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中 기업 관계 끊고 美 투자 급물살인텔, 車 반도체 생산 및 파운드리 진출삼성, 韓-美 증설에 최대 70조원 투입 전망
  • 미국의 반도체 동맹전선에 글로벌 기업들이 발빠르게 가세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도 한층 커지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부족 사태로 축발된 자국 산업의 육성과 자립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나라 기업중 유일하게 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도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인텔과 대만의 TSMC는 백악관 회의 이후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며 미국 요구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TSMC는 미국내 투자는 물론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들과 관계 끊기에 나선 상태다. 대만 TSMC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인 파이티움(페이텅)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일 중국의 핵·첨단무기 개발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톈진 파이티움을 비롯한 3개 반도체 기업을 포함해 총 7개 기관을 제재 목록에 올린 바 있다. 파이티움은 슈퍼컴퓨터용 CPU를 설계하는 업체로 7nm(나노미터) 이하 공정이 요구되는데 자체 생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파운드리 업체들이 거래를 끊으면 제품 생산이 어렵다. 

    중국에도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있지만 이곳도 미국의 추가 제재를 두려워해 이미 화웨이 등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자국 기업과 거래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중국은 214개의 슈퍼컴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미국 제재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 대한 TSMC의 투자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TSMC는 지난해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2곳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최근에는 미국 애리조나공장에 파견할 인력 1000명을 선발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연봉 2배에 주택·차량까지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반도체 공급 부족에 협력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해 오는 2023년까지 1천억 달러(약 113조원)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인텔은 미국 정부가 요청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직접 나서겠다고 밝혔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백악관 회의 이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향후 6~9개월 이내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뜻이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미국 정부에 힘을 실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그동안 주로 개인용 컴퓨터(PC)와 서버용 반도체 등을 생산해왔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일부 라인을 변경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인텔은 2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고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문인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를 신설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 회의에 함께 초청받은 삼성전자 향후 움직임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19조원을 투입해 추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시가 유력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인센티브, 세금 문제 등 협상이 마무리되면 투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경기도 평택 제3공장(P3) 투자도 올해 안에 진행될 전망이다. 제3공장은 오는 2023년 본격 양산이 목표다. P3은 공장 길이가 P2의 1.75배 규모고, 연면적이 70만㎡로 알려졌다. 단일 반도체 라인 중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P1와 P2 투자 규모가 30조원이 넘었던 만큼 P3는 40조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쯤에는 평택 P3 라인 투자도 결정해야 한다. 평택 P3 라인은 공장의 길이가 700m로 2공장(400m)의 1.7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면적도 70만㎡ 규모로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전체 투자 규모도 각각 30조원 가량이 투입된 P1, P2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초미세공정을 위해 대당 1700억∼2000억원에 달하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많이 쓰는 삼성전자의 라인 특성을 고려할 때 P3 전체 투자비는 40조∼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만 최소 50조원, 최대 7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