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LX홀딩스, 자회사 상사·하우시스·실리콘웍스·MMA구본준 회장, 36년만에 총수로… 장남 구형모 역할 주목네이밍 논란 해결 가닥… 판토스 IPO 등 몸집 불리기 전망
  • LX그룹이 오는 5월1일 첫발을 내딛는다. 

    지주사인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가 주력이다. 상사 산하의 판토스는 손자회사가 된다.

    자산규모는 7조6000억원, 재계순위 52위쯤이다.

    신설지주사는 구본준 회장과 송치호 LG상사 고문이 공동 대표이사로 나선다. 

    1985년 LG그룹에 입사한 구 회장은 36년만에 그룹 총수반열에 오른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LX그룹은 내달 1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향후 사업 방향 설정과 신성장 동력 발굴, 그룹 규모 키우기 등에 골몰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G상사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통해 친환경과 디지털 관련 사업목적 등 7개 분야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LG상사가 사업목적을 추가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한 것은 2009년 이후 12년 만이다.

    윤춘성 LG상사 대표는 "2차전지, 헬스케어, 친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하우시스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하며 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79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사업부는 매각을 추진중이다. 인테리어 수요 증가로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반도체 설계(팹리스)회사 실리콘웍스는 향후 신사업 확장이 전망된다. 앞서 실리콘웍스는 주주총회에서 '구본준의 전략통'으로 알려진 노진서 LG전자 부사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등 LX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TV와 노트북,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설계해 LG전자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증권계에선 LX 출범 이후 고수익 프리미엄 제품군을 추가해 사업성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화학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비상장회사 MMA는 숨은 진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매출 규모는 LG상사의 16분의 1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80%에 육박한다. 주력 소재인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는 도료나 투명플라스틱 등 산업용 소재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관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보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치중할 전망이다.

    여기에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는 상장(IPO)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IPO와 공시 경력직원을 채용하면서 상장설이 불거졌다. 2019년 기준 매출 4조2000억원으로 세계 주요국 360여개 국제물류 거점을 확보했다. 육상, 해상, 항공 화물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물류 서비스가 가장 큰 강점이다. 

    물류에 신사업이 결합하면 쿠팡에 버금가는 성장성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계열 분리에 구본준 회장의 아들 구형모 씨에 관심도 모아진다. 구 회장은 구형모 씨와 구연제 씨를 슬하에 두고 있다.

    1987년생인 구형모 씨는 전자부품·소재 제조 업체인 지흥을 설립해 지분을 100% 소유했지만 3년 전 지분 전체를 매각했다. 이후 그는 LG전자 일본 법인에서 신사업 아이템 발굴 등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LG家 특성상 장남인 구형모 씨의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간 'LX'를 영문 사명으로 표기해온 한국국토교통공사와 사명 논란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상표 디자인부터 다르고 민간기업과 공기업 간 업종도 혼동될 우려가 적다는 게 LG측의 주장이다. LG그룹은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상표권 관련 분쟁에 LG측의 우세를 내다봤다. 상표법상 알파벳 두 자로 구성된 상표는 도형 또는 독특한 필체 등을 더해 식별성을 갖춰야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알파벳 두자를 특정 업체가 상표로 독점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KIPRIS)에 따르면 'LX라는 알파벳 철자가 포함된 등록상표 수는 1000건에 달한다. 그 중 'LX'로만 등록된 상표는 총 6건이다. 출원자는 루이비통을 비롯해 애틱 투 쥬 아이앤씨, 중국 펌프회사 등으로 각기 다른 상표디자인을 내세웠다. 국토정보공사가 LX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만한 법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분리 이후 대외고객 확보 등은 과제이나 신속한 의사결정, 판토스 상장 가능성, LG상사의 신사업 추진 및 신설지주 내 시너지 확대 등은 기대 요인"이라고 했다.

    LG 관계자는 "LG그룹은 존속 지주회사 LG와 신설 지주회사 LX홀딩스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되고 신설 지주사는 5월 1일 공식 출범한다"며 "앞으로 두 지주회사는 독립 및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사업관리 영역을 전문화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속 지주회사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배터리, 대형 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한다. 

    LX홀딩스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LX홀딩스는 이르면 연내 LG그룹과 계열분리를 마무리한다.

    한편 매매거래 정지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이다. 재상장 예정일은 5월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