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액 3달 연속 1조 상회…제조-도소매-건설 신규신청↑고용보험가입자 42만명 증가…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16개월만에 최대폭 증가…기저효과·재정일자리 증가 영향
  •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지난달 구직활동을 하고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받은 실업자가 74만명에 육박했다. 신규신청자는 5달 연속으로 10만명을 웃돌았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3달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42만2000명으로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정부의 재정일자리사업 재개와 함께 1년전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으로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이 급감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1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7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지난 3월 75만9000명보다 2만명 줄었다. 코로나19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4월(65만1000명)과 비교하면 8만8000명 늘었다.

    제조업(1만7000명), 도·소매(1만3000명), 건설업(1만2000명), 사업서비스(1만2000명), 보건복지(1만2000명) 등에서 주로 신청했다.

    지급액은 1조1580억원이다. 역대 최대 기록인 지난해 7월 1조1885억원보다 305억원 적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6%(1647억원) 증가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1조149억원으로 지난해 9월(1조1663억원) 이후 5달만에 다시 1조원을 넘긴뒤 석달 연속 1조원을 웃돌았다. 실업급여는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충격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로 9000억원을 상회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규 신청자는 10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10만8000명) 다시 10만명대로 늘어난 후 다섯달 연속 1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기저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9000명)보다는 2만6000명 줄었다.
  • ▲ 재정일자리.ⓒ연합뉴스
    ▲ 재정일자리.ⓒ연합뉴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41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만2000명(3.1%) 늘었다. 증가 폭으로는 2019년 12월(42만8000명)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월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올 1월 16만9000명으로, 2004년 2월(13만8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가 2월부터 개선되는 모습이다. 혈세를 투입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2월부터 다시 본격화하기 시작한 탓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1만5000명 줄었다. 다만 감소 폭은 3월(-3만4000명)보다 작았다.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운수업(-4000명), 예술·스포츠(-1000명)도 감소했다. 대신 온라인·비대면 산업 확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포함 정보·통신·출판(4만9000명)과 무점포소매업 등 도·소매업(3만명) 등은 증가했다.

    전체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73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5만명(3.7%) 늘었다. 보건복지(12만4000명)와 공공행정(3만8000명) 등 정부·지자체 일자리 사업 분야에서 가입자 증가 폭이 컸다. 정부는 지난 2월 전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하고 실업자가 150만명을 웃돌자 1분기 중 지자체와 협력해 '90만개 플러스알파(+α)'의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처방책을 내놓은 바 있다.

    우리 산업의 근간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에선 고용보험 가입자가 358만4000명으로, 1년전보다 4만4000명(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코로나19사태 이전인 2019년 9월부터 지난해말까지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올 1월 5000명(0.1%) 증가하며 반등했다. 이후 넉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1월 5000명, 2월 2만2000명, 3월 3만2000명, 4월 4만4000명으로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주력 산업인 전자·통신업종에서 반도체와 가전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달 가입자가 1만명 늘었다. 지난해 8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진 자동차(2000명)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두달 연속 증가했다.

    정부의 해운 재건 목표에 따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면서 가입자가 늘던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1만2000명)는 지난해 6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다. 최근 수주가 늘었으나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선박부품업과 조선사의 구조조정 등이 발목을 잡았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는 올해부터 고용허가대상 외국인노동자가 고용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통계에 새롭게 추가된 데 따른 일종의 '착시효과'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바뀐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외국인고용법)에 따르면 E-9(비전문취업), H-2(방문취업) 비자를 받은 고용허가대상 외국인노동자들은 단계적으로 고용보험 당연적용대상으로 변경된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가 있는 30인 이상 사업장은 신고 후 고용보험(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에 가입해야 한다. 내년에는 10인이상, 후년부턴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앞으로 외국인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이 계속 늘 수밖에 없다. 종전대로 소위 조선족과 고려인 등 외국인노동자를 빼고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나이별로 증감을 보면 30대(-1만6000명)만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감소 폭은 전달(-2만7000명)보다 줄었다. 29세 이하(7만명)와 40대(3만7000명), 50대(11만5000명), 60세 이상(21만6000명)은 증가 폭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