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방배 등 재건축단지서 대규모 이주 본격화서초 중심으로 전세매물 급감, 호가도 수억 '쑥'하반기 재건축단지 대규모 이주 예상 불안감 더 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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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는 전세난 가능성이 없다고 하는데 몇몇 강남 중개업소만 봐도 매물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간혹 나온 매물도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높은 상태다" (반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서울 강남권 전세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반포주공1단지를 비롯 신반포18·21차 등 재건축단지에서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까지 더욱 뚜렷해지면서 전세난이 감지되고 있다.20일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내에는 조합원들의 이주 개시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총 사업비 10조원 규모의 초대형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는 이 단지에서는 2100여가구가 이삿짐을 꾸린 상태다. 올 하반기에는 3주구에서 1500여가구도 이주에 나설 예정이다.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미 두세달전부터 괜찮은 전세매물을 찾기 위한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건씩 있었다. 이 지역 전셋값이 낮지도 않은데 나와있던 매물조차 집주인들이 거두고 있어 집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자녀가 있는 집들은 기존 학군 때문에 멀리 나갈 수도 없어 조급한 마음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전세매물이 적다보니 일부 매물에는 대기명단까지 생겼다. 인근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매물의 경우 다수의 이주 수요가 몰리고 있는 만큼 매물 구경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반포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어제가 공휴일이어서 집주인들이 방문을 꺼려했기 때문에 일부 매물은 당장 오늘 보겠다는 대기자가 10명이 넘는다. 자금 여력이 된다 해도 앞에서 계약이 마무리되면 어쩔 도리가 없다"며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를 틈타 2~3일 만에 호가를 높이는 집주인들도 있어 이들만 노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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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살펴보면 이달 둘째주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4%로 전주(0.01%) 대비 오름폭이 커졌다. 반포주공1단지뿐 아니라 신반포18·21차와 방배13구역에서도 1500여가구가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에 돌입한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실제로 서초동 더샵서초 97㎡(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말 신고가인 13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으며,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 역시 지난 14일 20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으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전세매물 감소세도 확연히 두드러진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초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2754건으로 전월 동기 대비 9%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시장에서는 이같은 전셋값 상승 및 전세매물 감소 현상이 강남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경우 서초구에 비해 전셋값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임대차3법 영향 등에 따라 강남권에서도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이다.압구정동 인근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강남구 일부 단지의 경우 아직 전세매물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 바로 거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부 단지는 강남권 재건축 기대감에 따라 집주인들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전세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에대해 정부는 서울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만큼 전세난 가능성이 적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다만 올 2분기를 기점으로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난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분기 입주물량이 감소하는데다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꾸준해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굳어지는 상황"이라며 "서울은 하반기 일부 재건축 단지들의 대규모 이주가 예상되고 있어 전세 물량 감소에 따른 전셋값 상승 불안감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