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아파트 매매건수 감소…증여건수 증가 흐름중개업소 "주택수요 높지만 매물없어…거래절벽 체감"하반기 집값상승폭 확대 전망…"양도세 인하 등 시급"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지난 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크게 오르면서 부동산시장의 매물잠김 현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세금 부담에 따라 매물이 풀릴 것이라는 정부 예상과 달리 다주택자들이 매매 대신 증여로 선회하면서 오히려 매매건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달을 기점으로 매물잠김 현상이 짙어지면서 집값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4만5214건으로 지난달 1일(4만8152건)과 비교해 6.1%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와 인천 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각각 7만2252건, 1만3813건으로 같은 기간 7.4%, 12.5% 가량 감소했다.

    반면 증여건수는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서울 주택(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아파트) 증여건수는 1월 1973건, 2월 1674건을 기록하다 3월과 4월에는 각각 3022건, 3039건으로 크게 늘었다.

    정부가 지난 1일부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본격 시행한 양도세 중과세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기존 양도세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에는 기본세율(6∼45%)에 10%포인트를, 3주택 이상은 기본 세율에 20%포인트를 추가해 부과했다. 다만 앞으로는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3주택자는 30%포인트를 추가한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세 최고세율은 기존 65%에서 75%로 올라간다. 여기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할 경우 3주택자 양도세 최고세율은 82.5%까지 오른다. 예를 들어 3주택자가 10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20억원에 매도할 경우 양도세 규모는 8억2500만원에 달한다.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으로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였지만,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여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증여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매물잠김 현상을 체감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도봉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달과 비교하면 매물이 100건 이상 빠졌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매도할 이유가 없는 만큼 나온 매물을 전부 거둬들이고 있다"며 "서울 외곽이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아 주택 수요가 크지만 소개할 매물이 계속 줄고 있어 인근 중개업소들도 난감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강남권도 비슷한 분위기다. 실제로 강남구의 경우 이날 아파트 매매건수는 4067건으로 지난달 1일(4660건)에 비해 약 12.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요 아파트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점차 매물이 줄어드는 상황에 이번 양도세 중과세 시행까지 맞물리면서 심각한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나와있는 전월세 매물도 가격이 오를대로 올라 매물이 있어야 수입이 생기는 중개업소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양도세 중과세 시행이 집값 상승폭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소유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만큼 대규모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높은 수요에 따라 호가와 매맷값만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잇따라 내놓은 정책들이 오히려 불안감만 조성하고 있다. 이번 양도세 인상책은 하반기부터 집값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한시적으로라도 양도세를 인하하는 방안 등에 대해 다시한번 신중히 검토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