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KRX반도체·자동차지수 1.1%, 6.3% 상승본격적인 주도주 회복 가능성, 증시 상승 탄력 기대감 경기회복, 정책지원 이어 공급불안 완화 시 상승 예고
  • 최근 반도체와 자동차 관련주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본격적인 증시 주도주의 부활 조짐이 감지되면서 상승장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8일까지 KRX반도체지수와 KRX자동차지수는 각각 1.1%, 6.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4%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에도 지난주 코스피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대비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두 업종이 선전하며 코스피 주간 상승의 73%를 이끌었다. 시가총액 비중이 34.4%임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의 주도력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반도체주와 자동차주의 시장 주도력 회복에 주목하는 것은 추세반전 시그널이라는 판단에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상승 추세 재개와 강화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양호한 수급 환경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달 들어 8일까지 외국인과 기관 동시 순매수 1위 종목은 반도체 대형주 삼성전자다. 외인과 기관이 각각 4396억원, 3095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기아(외인 1721억원, 기관 2334억원), SK하이닉스(1833억원, 431억원), 현대차(435억원, 1798억원) 순이다. 

    지난 5월 한 달간 반도체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 동시 순매수 상위 목록에 제외됐다. 기아가 동시 순매수 1위 종목을 차지했으며 대한항공, 호텔신라, CJ제일제당, S-Oil, KT, 코웨이가 뒤를 이었다. 특히 디스플레이, IT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강했던 반면, 운송과 호텔, 레저 업종은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반도체의 이익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시적일 것이란 시각이다. 

    최근 반도체주와 자동차주의 강세는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 정부의 4대 핵심품목(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공급망 확보 회의 등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8일(현지시간) 자국 내 핵심 전략품목 생산을 늘리고 한국 등 동맹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백악관이 반도체 분야의 상호 보완적 투자 촉진을 위해 한국을 주목하면서 향후 역할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 업종은 지난달 말부터 추세 반전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기술적 지표에서 2월 이후 3개월 이상의 상승 다이버전스(괴리현상)가 전개되면서 향후 자동차 업종의 추세적인 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간 발목을 잡아왔던 공급불안이 완화된다면 글로벌 경쟁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 국내 기업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회복과 정책 지원이 가세하고 있는 가운데 펜더멘탈(기초체력) 동력에 근거한 코스피 급행열차 출발이 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는 지난 7일 3252.12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 5월 10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3249.30을 약 한 달 만에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