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대비 주가 11.6% 하락…올초 대비 20% 넘게 내려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지분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 지지부진최대주주로서 자회사 성장 따른 이득 주체, 주가 기대감 여전
  • 올해 초 100만원을 넘어섰던 LG화학의 주가가 연일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공모시장 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 전망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전일 8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초 대비 11.6% 하락한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이 격화됐던 지난 3월24일 77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 4월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초 102만원선까지 올랐던 데 비해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2차전지 대장주로서 시가총액 순위 3위 자리를 다졌던 LG화학은 현재 5위로 밀려났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물적분할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코스피 상장을 본격화하면서 향후 LG화학 주가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지난 8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LG화학의 전지사업 부문이 분할 설립된 업체로 LG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선 상장 시 기업 가치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의 주가가 부진한 데엔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목표주가를 낮춰잡은 게 영향을 줬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직전가보다 47.7% 내리면서 매수(아웃퍼폼)에서 매도(언더퍼폼) 의견을 냈다. 이 영향으로 외국계 증권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난달 26일에는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4조원 넘게 증발했다.

    목표주가를 하향한 이유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슈 때문이다. 2차전지 사업부문인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모회사인 LG화학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민훈식 CS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앞둔 시점에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다. 업종내에서 가장 비선호 종목"이라고 진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LG화학의 지분 가치 희석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상장 이후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배터리 가치 확정에 따른 주가 재평가 시점"이라면서 "상장 직후 LG화학에 적용될 배러티 사업 가치는 지주사 할인율 50%을 적용해 46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반영하면 LG화학에 대한 적정 주가는 78만~80만원으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증권사들 대체로 LG화학 주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업 부문 성장에 따른 수익 창출 본격화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 때문에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주주는 LG화학이고 어떤 주주보다도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시가총액이 올라가면 이득을 보는 주체"라며 "타 분할 업체들의 과거 주가 사례를 볼 때 균형 상태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발생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로 세계 1~2위 시장 점유율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특히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숏티지가 발생할 북미 지역의 생산능력 확보로 타 중국 경쟁 업체 대비 프리미엄을 부여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지 소재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가치는 물론 현재의 LG화학 주가는 이미 할인된 주가로, 현 주가에서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판단도 나온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주가는 이미 배터리 가치를 할인해서 반영 중"이라며 "향후 양극재를 중심으로 정보소재 부문의 사업 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방 시장의 성장성과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시장 지위, IPO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입 등을 반영할 경우 무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를 감안하면 할인을 반영해도 LG화학의 현 주가는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