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동반 적자에 원가 압박까지 … 수익성 회복 안갯속TCL·하이센스 물량 공세 본격화 … 미니 LED 앞세워 추격프리미엄 전략 흔들 … 마이크로LED 대중화 생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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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130형 마이크로 RGB TVⓒ삼성전자
첨단 산업 전반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한국 제조업을 이끌어온 디스플레이 산업은 주도권을 위협받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생산 능력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맞닥뜨린 구조적 한계와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글로벌 TV 시장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 부진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물량 공세가 거세지는 데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메모리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며 수익성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의 효과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업계의 시선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LED TV'의 대중화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4분기 나란히 적자 … 기초체력 흔들리는 TV 사업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은 지난해 4분기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4조8000억원, 영업손실 6000억원을 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경쟁 심화와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연간 기준으로도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LG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 5조430억원, 영업손실 2615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에 빠졌다. 지난해 누적 영업손실은 7509억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과 보급형 전반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며 판가 하락과 경쟁 비용 증가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중장기 흐름도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의 TV·가전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2021년 6.5%에서 지난해 -0.3%로 급락했고,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7.5%에서 1.2%까지 떨어졌다. TV 사업만 놓고 보면 LG전자는 2021년 1조원을 웃돌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중국은 물량·속도전 … TCL, 삼성 턱밑까지 추격한국 기업들이 고전하는 사이 중국 TV 업체들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 기준으로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31.8%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산한 점유율(28.5%)을 넘어섰다.특히 TCL의 추격 속도가 가파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TCL의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은 16%로 삼성전자(17%)와의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2024년 11월만 해도 4%포인트였던 격차가 1년 만에 크게 좁혀진 것이다. OLED를 제외한 LCD TV 기준으로는 격차가 1%포인트 미만까지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중국 업체들은 미니 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TCL은 CES에서 미니 LED TV를 하이엔드 제품군으로 전면에 내세웠고, 가격 대비 대화면·고휘도를 앞세워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삼성과 LG가 주력하는 OLED보다 중국산 미니 LED TV의 수요가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여기에 TCL은 최근 일본 소니와 TV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파장을 키웠다. TCL이 51%, 소니가 49%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소니의 브랜드와 TCL의 생산력이 결합될 경우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원가 압박까지 겹쳐 … 프리미엄 전략 흔들수요 부진 속에서 제조 원가 상승은 TV 업체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TV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V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2.5~3% 수준에서 최근 6~7%까지 확대됐다.특히 4K TV에 주로 쓰이는 4GB DDR4 메모리 계약 가격은 1년 새 4배 이상 뛰었다. 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에 설비 투자가 집중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위축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당장 TV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꿈의 디스플레이' 마이크로LED … 돌파구 되나프리미엄 전략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삼성과 LG가 꺼내든 카드는 마이크로LED TV다. 마이크로LED는 100㎛ 미만의 초소형 LED가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로 번인 우려가 적고 밝기·내구성·확장성에서 OLED를 뛰어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다.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LED 시장은 지난해 8억6400만 달러에서 2030년 125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출하량도 같은 기간 100만대 미만에서 24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TCL, 하이센스 등 주요 TV 제조사들이 모두 마이크로LED를 최상위 제품군에 올려놓은 이유다.다만 대중화의 관건은 가격이다. TCL은 CES에서 163형 마이크로LED TV를 약 11만 달러에 선보였고, 삼성전자의 114형 제품 가격은 약 15만 달러 수준이다. 공정 난이도와 부품 비용이 높은 만큼 양산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들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이크로LED가 기술적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승부처가 될 수 있지만 대중화 속도와 가격 경쟁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