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2%대 강세 … 장중 52주 신고가 경신3분기 잠정 영업익 12조 … 5개 분기 만의 ‘10조 클럽’내년까지 실적 반등 전망 … 증권가, 최대 12만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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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5개 분기 만에 영업익 ‘10조 클럽’에 복귀했다.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가격 상승과 오픈AI·AMD 등 글로벌 고객사 확보로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10만전자’를 넘어 ‘11만전자’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9만3300원)보다 2.79%(2600원) 오른 9만5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장중 9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97만주, 6652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개장 전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6조원, 1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79조1000억원)보다 8.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익은 31.8%나 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5분기 만에 분기 영업익 10조원대를 넘어서면서 ‘10조 클럽’에 복귀했다. 매출액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79조10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며 분기 매출이 80조원대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0조원 안팎의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지난 10일 기준 매출 84조1312억원, 영업익 10조1419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익은 예상치보다 약 20%가량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반도체주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9시 20분 기준 ‘KRX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5445.13) 대비 104.04포인트(1.91%) 상승한 5549.17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투톱’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2.89% 강세며 ▲한미반도체(4.22%) ▲이오테크닉스(3.08%) ▲고영(3.06%) ▲HPSP(2.71%) ▲주성엔지니어링(1.71%) ▲리노공업(1.42%) ▲ISC(1.35%) ▲LX세미콘(0.84%) ▲DB하이텍(0.68%) 등이 동반 오름세다. 반면 젬백스(-0.33%), 테크윙(-0.65%), 원익IPS(-1.05%) 등은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6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직전 분기(4000억원) 대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DS 부문은 지난 2분기 미·중 무역규제 영향으로 대규모 재고 자산 평가 충당금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하지만, 3분기 들어 D램 가격의 지속적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 증가, 비메모리 사업의 적자 규모 축소 등으로 인해 반등세가 가팔라졌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DS 부문이 전사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D램은 서버 중심 수요 강세·HBM 믹스 개선으로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증가하겠다. 파운드리도 가동률 상승·수율 개선으로 큰 폭의 적자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메모리 분야 적자 감소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실적 개선 등도 이번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3분기부터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서버향 메모리 수요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HBM 공급도 내년부터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오픈AI와에 2029년까지 월 90만장 규모의 디램(DRAM) 웨이퍼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AI가 소프트뱅크·오라클과 함께 5년간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 협력사인 AMD는 6일 오픈AI와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총 6GW 규모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AMD의 대표적인 HBM 공급자인 삼성전자의 수혜가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지만, AI 메모리의 의미 있는 신규 공급 증가는 평택 P5와 용인 클러스터 가동이 본격화되는 2028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D램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2027년까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장기 실적 개선 추세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며 전체 D램 생산능력의 78%가 범용 D램 캐파로 할당된 삼성전자는 HBM과 범용 D램 물량 증가의 동시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 하반기 삼성전자는 AMD MI350에 HBM3E 12단 제품을 전량 공급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미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더욱이 삼성전자는 AMD가 내년 하반기부터 오픈AI에 공급할 MI450에도 HBM4 물량의 상당 비중을 공급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AMD향 HBM 매출은 올해 대비 최소 5배 이상 증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시장의 초점이 이미 올해 실적이 아닌 내년 반도체 업황에 맞춰져 있는 만큼 증권가도 목표주가도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12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고 ▲NH투자증권 11만5000원 ▲신한투자증권 11만5000원 ▲IBK투자증권 11만5000원 ▲KB증권 11만원 ▲DS투자증권 10만6000원 ▲LS증권 10만원 등 대부분 10만원 이상으로 눈높이를 높였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향 HBM3e 12hi 인증으로 HBM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판단된다”며 “HBM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경쟁사와의 이익률 격차를 점차 줄여 나갈 것으로 보이며 컨벤셔널 D램 업사이클과 HBM 사업 정상화의 수혜를 모두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