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제일모직 가치 부풀리기' 주장 반박삼성물산, 상승기폭제 부족… 저평가 보기 어려워합병 발표 후 '물산-모직' 주주 모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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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룹의 주력 기업인 삼성전자 지분 확보를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내리고,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는 '주가 조작'이 있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17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지난 공판에 이어 '프로젝트-G'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전 삼성증권 팀장 한모씨에 대한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으로 진행됐다. 한씨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2004년부터 2018년초까지 삼성증권에서 근무하며 '프로젝트-G'를 포함해 다수의 문건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한씨에 대한 신문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변호인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신문을 이어갔다. 특히 주가 흐름을 분석해 이사회 결의 등 특정 일정을 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염두하고 주가를 분석했나"는 변호인 질문에 한씨는 "주가 예측은 어려운 일이라서 주가를 고려해서 목표로 한 특정 합병비율이나 특정주가를 찍어 일정을 잡는건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주총회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한 것은 불확실성 노출 기간을 줄이기 위한 것이고, 그렇게 하는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발표 전부터 삼성물산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낮고 해외 프로젝트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 상승 전망이 어려워 향후 상승 기폭제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저평가 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제일모직은 2014년 말 상장 이후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없어도 제일모직의 주가가 하락세 전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가가 떨어지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합병을 통해 중복사업인 건설사업 일원화로 삼성물산의 수익성도 제고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합병 진행시 지배구조 재편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주 모두에게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다.

    한씨는 "앨리엇이 들어와서 합병비율의 부당성을 주장하기 전까지 주가와 시장 반응 모두 긍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