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칸 라이언즈 한국 심사위원과의 만남③] 신석진 크래프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비전 본부장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게이밍(Entertainment Lions For Gaming) 심사 여정 공유"크리에이티브와 게이밍의 융합, 브랜드와 커뮤니티에 긍정적 영향 미쳐야"
  • ▲ 신석진 크래프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비전 본부장. ©프랑스 칸 = 김은미 기자
    ▲ 신석진 크래프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비전 본부장. ©프랑스 칸 = 김은미 기자
    [프랑스 칸 = 김수경 기자]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는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게이밍(Entertainment Lions for Gaming)'을 신설했다. 게임은 TV와 영화, 음악을 넘어서는 가장 규모가 큰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크리에이티브 업계에서도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브랜드브리프는 국내 최초의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게이밍'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신석진 크래프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비전 본부장을 만나 크리에이티브와 게이밍의 융합을 향한 칸 라이언즈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봤다. 

    국내 최초 영 라이언즈 수상자에서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이 되기까지 
    주니어 시절이던 지난 2008년, 한국 국가대표로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Young Lions Competition, YLC)에 출전(실버 수상)해 칸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를 경험하며 큰 자극과 영감을 받았다. 칸 라이언즈에서의 경험이 씨앗이 돼 한국에서의 커리어를 성장시켰고, 크리에이터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생명력을 줬던 것 같다. 이후 2012년 던킨 도넛의 'Dunkin' Donuts flavor radio' 캠페인으로 칸 라이언즈에서 브론즈를 수상했고, 2024년에는 영광스럽게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꿈에 그려왔던 커리어에 가까워진 것 같아 의미가 남다르다.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게이밍(Entertainment Lions for Gaming) 심사
    지난해 신설된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게이밍은 브랜드가 게임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신선함을 주는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를 중점적으로 본다. 다른 카테고리에는 브랜드와 컨슈머만 있지만, 게임 카테고리에는 그 사이에 게이밍이 들어가 있다. 게임을 통해서 브랜드가 동반 성장할 수 있고, 브랜드를 통해서 게임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하다. 게이밍 산업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다. 크리에이티브를 통해서 브랜드가 어떻게 게이밍 커뮤니티에 파워풀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지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칸 라이언즈 심사의 핵심은 '진정성'과 '디테일' 
    원쇼, 뉴욕 페스티벌 등 다른 글로벌 어워드와 달리 칸 라이언즈는 진정성과 디테일을 특히 중시한다. 이 캠페인이 실제로 업계와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지 등을 면밀하고 디테일하게 살펴본다. 이를 위해 심사위원 선정에 굉장히 공을 들인 것 같다. 10명의 심사위원 중 절반은 게이밍 산업, 절반은 크리에이티브 산업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다른 글로벌 광고제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모든 심사위원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출품작 각각의 크리에이티브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각자의 이해를 기반으로 기나긴 논쟁과 토론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그랑프리다. 토론을 통해 심사위원들이 처음에 가졌던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인사이트들을 얻게 되기도 한다. 칸 라이언즈 심사는 열린 마음으로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하는 매우 깊이 있는 토론이다. 그 모든 과정을 함께 하며 '아, 이게 바로 월드 클래스구나!'를 느꼈다.
  • 가장 인상깊었던 캠페인
    개인적으로 기술을 활용한 캠페인을 좋아한다. 사운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게임할 때 거슬리는 과자 씹는 소리를 제거한 기술을 선보인 도리토스(Doritos)의 '도리토스 사일런트(DORITOS SILENT: THE WORLD'S FIRST AI AUGMENTED SNACK)' 캠페인(실버 수상)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올해 그랑프리 수상작인 엑스박스(Xbox)의 'The Everyday Tactician' 캠페인(맥켄 런던(McCANN, London) 대행)은 심사위원들과의 토론을 거치면서 그랑프리임이 확실해졌다. 이 캠페인은 게이머를 실제 축구 클럽의 기술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해당 클럽의 순위를 상승시키고 엑스박스의 매출도 크게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부모 세대는 게임을 시간 낭비, 비교육적인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캠페인은 게임을 통해 사회적 인식과 사람들의 인생을 변화시켰다. 게임이 온라인 속에서만 머물지 않고 우리의 삶과 맞닿게 된 것이다.

    게임 캠페인도 지속가능하려면
    올해 아시아 작품들도 꽤 많았지만 쇼트리스트에 오른 작품은 드물었다. 일반적으로 광고 캠페인을 1년 단위로 생각하지만, 월드 클래스 수준의 캠페인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게이머들에게 꼭 필요한 캠페인이어야함은 물론이고, 해당 캠페인이 게임 커뮤니티와 게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에이전시와 브랜드 간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갑을 관계가 아닌, 오래 함께 가며 동반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에이전시는 브랜드의 문제점과 게임 커뮤니티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브랜드는 게임 인사이트를 에이전시에 더 빠르게 더 많이 제공해줘야 한다. 

    게임 산업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은 '커뮤니티' 
    게임 커뮤니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 게임 산업이 나아가야 할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들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넘어서 커뮤니티를 변화시킬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하다. 크래프톤도 지속적으로 전 세계 게임 커뮤니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글로벌 수준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 ▲ 신석진 크래프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비전 본부장. ©프랑스 칸 = 김은미 기자
    ▲ 신석진 크래프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비전 본부장. ©프랑스 칸 = 김은미 기자
    2024 칸 라이언즈를 통해 본 게임 크리에이티브의 미래
    올해 칸 라이언즈는 인플루언서와 스트리머, 틱톡커 등 다양한 소셜 크리에이터들을 초청해 '크리에이터스 런치'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게이밍 인더스트리 또한 다양한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들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더욱 가까이서 듣는 것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들과의 협업은 물론 스포츠, 음악, TV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와의 협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크리에이티브와 게이밍의 융합이 어떻게 브랜드와 커뮤니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올해로 71회를 맞는 칸 라이언즈 2024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구글코리아, 기아 주식회사, 단국대학교, 대홍기획, 디마이너스원, 빅인스퀘어, 스튜디오좋, 앨리스퀘어크리에이티브, 엘리엇, 오스카스튜디오, 이노션, 이노션에스, 제일기획, 주식회사 거스트앤게일, 차이커뮤니케이션,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 포스트포나인즈,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 ▲ 신석진 크래프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비전 본부장. ©프랑스 칸 = 김은미 기자
    ▲ 신석진 크래프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비전 본부장. ©프랑스 칸 = 김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