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홀로 보험료 108% 올라"…총 4066가구중 60.7% 재계약 반대28명중 14명 자이S&D에 만점…집단사퇴·의결정족수부족 재선정 방해
  • ▲ 강동구청이 고덕아르테온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정한 주택관리업체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 박지영 기자
    ▲ 강동구청이 고덕아르테온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정한 주택관리업체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 박지영 기자

    총 4000가구가 넘는 미니신도시급 단지 고덕아르테온이 주택관리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특정업체를 밀어줬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23일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고덕아르테온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2월10일 주택관리업자 모집공고를 내고 주택관리 참여의사를 밝힌 △AJ대원 △우리관리 △자이S&D △아주 △서림 △세화 등 6개사를 대상으로 같은달 23일 현장설명회(OT)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독 한 업체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각사당 제한된 PT시간은 15분이었지만 정작 수칙을 준수한 곳은 △서림(12분5초) △우리관리(14분47초) 두 곳뿐이었고 AJ대원(16분55초)과 아주(18분42초)도 그나마 발표시간을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하지만 자이S&D는 무려 28분간 발언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논쟁의 불씨를 키웠다.

    반면 세화(**분**초)는 자사 PT시간에 대표회의 질의가 이어진 탓에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PT 제한시간 편애는 곧바로 세부평가배점표내 사업계획 적합성(관리계획서 평가) 점수에 영향을 줬다는게 입주민들의 설명이다.

    공개된 고덕아르테온 주택관리업자 선정 적격심사제 세부평가배점표를 보면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동대표 28명중 12명이 자이S&D 사업제안서에 만점을 줬고 결국 자이S&D가 최종선정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무효 처리된 4명중 2명도 자이S&D 사업제안에 만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 ▲ 고덕아르테온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리업체 재선정 버티기에 나서자 강동구청이 과태료 부과를 예고했다. = 박지영 기자
    ▲ 고덕아르테온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리업체 재선정 버티기에 나서자 강동구청이 과태료 부과를 예고했다. = 박지영 기자

    문제는 자이S&D 선정에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것.

    한 입주민은 "지난 1년간 자이S&D의 청소상태 불량과 경비업무 태만으로 수 없이 많은 불만이 제기됐다"면서 "조경은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커뮤니티센터도 주민 동의없이 일부공간을 전용해 구청에서 시정명령까지 받았지만 무대응과 무시로 일관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지난겨울 폭설땐 대응력 부족으로 주차혼란과 누수사고로 인해 보험료가 2020년 7524만원에서 올해 1억5634만원으로 전년대비 약 108%나 상승했다"면서 "또 지난번엔 화재사고 때 경보알람을 꺼놔 제때 작동되지 않는 등 관리미숙과 소홀로 주민에게 피해를 줬다"고 하소연했다.

    참다못한 입주민은 자이S&D 재계약을 반대하며 지난 3월12일부터 서명운동에 나섰다. 그 결과 4월21일 기준 전체 4066가구중 60.7%에 달하는 2468가구가 서명에 참여했고, 해당 동의서를 관할구청인 강동구에 제출했다.

    이에 강동구는 고덕아르테온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에 따라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을 준수해 적법하게 조치하기 바라며 그 결과를 5월12일까지 우리구 주택재건축과로 제출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공문을 통해 기간내 적법하게 조치되지 않을 경우 동법 제102조 제3항 제2호에 따라 500만원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음을 적시했다.

    그러자 이번엔 입주자대표회의서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입주민 서명운동을 시작한 이튿날인 13일부터 29일까지 동대표 13명이 집단 사퇴하는 한편, 5월11일까지 총 15명이 물러서며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회의자체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 입주민은 "지난 7일 동대표 4명이 추가됐지만 10일 또다시 2명이 사퇴하면서 관리업체를 재선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입주 2년차에 들어선 우리단지는 하자처리기한이 이제 일년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 동대표들이 아파트운영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라고 답답해 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입주자대표회의가 멈춰진 상태로 시간만 흘러 위탁관리업체 선정이 미뤄진다면 주민피해만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관계자는 "위탁관리업체 경쟁입찰처럼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 정족수 미달로 의결할 수 없을 때 입주민 의견을 청취해 관할구청 행정지도 아래 특혜를 받은 회사 입찰참여를 배제한 위탁관리업체 재선정 경쟁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