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9.7%↑…자잿값 상승압력 커질듯시멘트·철근값 인상 우려…건설사 원가 부담 가중삼성·현대·대우 영업익 하락…4분기 실적반등 '글쎄'
  • ▲ 수도권내 한 시멘트공장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수도권내 한 시멘트공장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최근 산업용 전기료가 9.7% 인상되면서 건설업계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전기료 인상은 시멘트 등 건설자잿값과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약하게나마 안정 조짐을 보였던 공사비가 다시 오르면 건설사들의 실적 보릿고개가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h당 평균 16.1원 인상했다.

    전기료가 오르면서 자잿값 상승압력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예컨대 시멘트 경우 전기료가 생산원가 25%를 차지한다. 유연탄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전기료 인상으로 시멘트제조 업체들이 추가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는 시멘트값을 두고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계는 제조원료인 유연탄값 하락을 근거로 시멘트값을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건설경기 불황과 환경규제 부담 비용 등을 이유로 오히려 시멘트값을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시멘트와 달리 하락세가 이어졌던 철근값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2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료가 올라가는 만큼 철근가격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 아파트 재건축 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 현장. ⓒ뉴데일리DB
    자잿값과 공사비가 더 오를 경우 건설사들의 실적 부진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대다수 대형건설사들이 원가율 상승에 발목이 잡혀 3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2360억원으로 전년동기 3030억원대비 670억원(22.1%) 감소했다.

    같은기간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이 1142억원으로 1년전대비 53.1%, 대우건설은 623억원으로 67.2% 줄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을 이유로 시멘트업계가 가격협상에 더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간내 시멘트값 인하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잿값도 문제지만 인건비도 계속 오르고 있어 당분간 공사비 인상은 불가피할 것 같다"며 "이 상태로라면 해외쪽에서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한 실적 반등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내놨지만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라며 "인건비 인상은 불가피하고 자잿값도 현재로선 안정 요인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등 수주잔고를 늘리고는 있지만 실제 착공은 또 다른 얘기"라며 "4분기까지는 다이나믹한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