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회장 태영 워크아웃 졸업 지휘…주식거래 재개DL이앤씨 박상신 대표 취임후 주택·플랜트 수주 활기KCC건설 심광주·한신공영 전재식 복귀후 실적 안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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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일선에 복귀한 건설업계 '올드보이'들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오너 리더십을 바탕으로 워크아웃 조기졸업 가능성을 높이는가 하면 족집게 수주와 리스크 관리로 실적 반등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는 올드보이 귀환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노장들의 뚝심이 되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시선도 있다.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올드보이로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심광주 KCC건설 대표, 전재식 한신공영 대표 등이 거론된다.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91)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진두지휘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그는 1933년생으로 1973년에 태영건설, 1990년에 민영방송사 SBS를 창립했다. 공격적 경영으로 그룹 자산규모를 10조원이상으로 키웠고 2019년 3월 윤석민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물려줬다.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결국 윤세영 창업회장은 그해 12월 5년만에 경영복귀를 선언했지만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막진 못했다.당시 업계와 주주들 사이에선 '창업회장의 자업자득', '경영복귀가 무슨 소용이냐'는 비판여론이 거셌다.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졸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창업회장을 향한 부정여론은 꽤나 누그러든 분위기다.태영건설은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무담보 채권자들의 출자전환과 지주사 영구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했다.자구안 핵심인 자산매각도 순항중이다. 알짜 자회사 에코비트 지분 전량을 2조700억원에 매각했고 본사 사옥인 태영빌딩과 루나엑스CC등도 처분했다.이를통해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아냈고 그 결과 자본잠식으로 중단됐던 주식거래도 7개월만인 지난달 31일 재개됐다.이를두고 업계에선 윤 창업회장의 리더십 아래 신속한 자산매각과 자산확충이 가능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DL이앤씨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는 박상신 대표(62)는 소문난 '주택통'이다. 올해 62세로 전임 서영재 대표(57), 마창민 대표(56)와 비교하면 상대적 OB인사로 분류된다.경력도 화려하다. 1985년 DL건설 전신인 삼호에 입사해 2016년 고려개발 대표, 2018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 대표 등을 맡았다.특히 대림산업 대표 재직시기엔 사상 최초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성과를 냈다.지난 7월 DL이앤씨 대표로 복귀했지만 당시 상황은 어수선했다.지난 3월 전임 마창민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은데 이어 서영재 대표마저 취임 두달만에 사임한 까닭이다.하지만 박 대표는 취임 직후 주택·토목·플랜트부문 사업 수주를 이끌어내며 주변 우려를 불식시켰다.도시정비부문에선 지난 8월 두산건설과 맞붙어 4385억원대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사업을 수주했고 지난달엔 3607억원대 자양7구역 재건축사업을 따냈다.토목·플랜트부문에서도 영동양수발전소 공사, 분당복합화력발전 현대화사업 등 시공권을 획득했다.취임 이후인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7% 오르는 등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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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선임된 심광주 KCC건설 대표(68)는 40년간 KCC건설에서만 근무한 '원클럽맨'이다.2022년 건축본부장을 끝으로 은퇴했지만 다시 한번 회사의 부름을 받았다.심 대표 취임후 KCC건설은 그간 강세를 보였던 공공공사 및 비주택부문 수주에 집중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특히 원가율 개선으로 실적 반등 기대감을 높인게 고무적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2분기 기준 KCC건설 매출원가율은 90.5%로 전년동기 96.7%대비 6.2%p 급감했다.지난 3월 전재식 한신공영 대표(66)는 40년 경력을 보유한 현장전문가로 꼽힌다. 대표직 수행은 2021년에 이어 두번째다.2022년 1월 고문으로 물러났지만 2년만에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해 재도약 고삐를 죄고 있다.취임후인 2분기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전년동기 38억원대비 118.4% 뛰었다.같은기간 매출도 3485억원에서 3609억원으로 3.56% 늘었다.다만 이같은 올드보이들의 귀환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잖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인사 기용은 안그래도 경직된 건설사 조직을 더 굳어지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는 요즘처럼 건설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