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 평균 74점 이상, 부양가족·현금동원력이 당첨 좌우전문가 "똘똘한 한채·시세차익 매력에 청약 경쟁 과열될듯"
  • ▲ 래미안 원베일리 조감도. ⓒ 삼성물산
    ▲ 래미안 원베일리 조감도. ⓒ 삼성물산
    당첨시 '10억 로또'로 손꼽히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평균 청약가점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간 숨어있던 고득점 현금부자들의 등장으로 하반기 강남권 분양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당첨자를 발표한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전용 74㎡B타입에서 청약가점 만점(84점)이 최고점수로 당첨됐다. 청약 84점은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15년 충족하고 부양가족 6명 조건을 맞춰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같은 타입에서 당첨 최저점은 78점이었고 평균 가점은 80.5점으로 집계됐다.

    더 놀라운 부분은 전용 59㎡B 주택형 외 모든 주택형에서 당첨된 청약 가점 평균이 74점을 웃돈 점이다. 작년까지만해도 60점대 초반이면 서울에서 청약통장으로 내집마련을 시도해볼만 했다.

    하지만 올해부턴 분위기가 다르다. 올해 상반기 서울분양 아파트 평균 청약가점은 67.17점이었는데, 원베일리를 기점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인 69점에도 불구하고 원베일리에서 고배를 마셨다며 치솟는 청약 당첨가점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베일리 청약 이후 하반기 강남권 분양시장은 고가점·현금부자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대다수가 재건축 물량인데 대형평형은 조합원들이 선점하고, 주로 전용85㎡ 이하 물량만 공급된다. 분양시장에서 추첨이 아닌 가점제로만 청약에 도전할 수 있다보니 오랜 무주택기간으로 점수를 높인 50대 이상 수요자들이 혜택을 볼 수밖에 없다.

    높은 분양가도 한몫한다. 원베일리 역시 3.3㎡당 평균 분양가가 5669만원으로 전용 46㎡ 최저 분양가가 9억500만원, 전용 74㎡는 17억6000만원에 달한다. 모든 평형 분양가가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을 넘어 중도금대출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4가구 모집에 무려 3만611명이 몰렸다. 거주의무기간 규제를 피한 덕분에 잔금(20%)은 전세 보증금으로 치를 수 있으나 중도금 3회 이상 연체 불가, 초기 계약금으로만 최고 3억5000만원을 당장 납입해야 한다. 즉, 현금이 어느정도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점수가 높아도 실제 분양받긴 힘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분양을 앞둔 래미안 원펜타스, 디에이치 방배, 신반포 메이플자이,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 잠실진주 아파트 등에서도 청약가점 70점이 넘어야 당첨 안정권에 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원펜타스, 둔촌주공, 잠실진주 등 대단지들이 분양을 하더라도 정비사업이기 때문에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고, 결국 청약수요자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며 "강남권은 똘똘한 한채 메리트가 유효하고 분양가도 저렴하게 책정돼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매력이 큰 편이라 수요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앞으로는 청약점수 70점대는 돼야 당첨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4인 가구가 만들 수 있는 최대 점수는 69점에 그치다보니 앞으로는 부양가족, 자녀 수 등 직계존속 규모와 현금동원력로 당첨 여부가 결정되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