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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가 크게 줄고 있지만 오히려 일부 아파트단지에선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대차3법' 여파에 재건축 이주 수요 등 변수까지 겹치면서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가을 이사철에 전세난이 더 악화되면서 집값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들어 서울아파트 전세거래량은 5162건으로 지난해 6월 1만2075건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지난달(7793건)에 비해서도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올들어 전세거래량은 3월 1만388건으로 최고점을 찍은후 ▲4월 7951건 ▲5월 7793건으로 계속 하락세다. 남은 신고일수를 감안해도 지난달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첫째주부터 10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초구 일대의 재건축단지 5000여가구가 이주를 시작하거나 이주단계에 접어들면서 서초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0.36%에 달했다.
실제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이번달 23억원(34층)에 전세계약을 맺어 신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달 같은 평형 전셋값이 15억원(21층)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 새 8억원이나 비싸게 거래된 셈이다.
인근의 '반포자이' 전용 84㎡ 역시 지난달 20억원(5층)에 전세가 나갔다. 직전 최고 전세가는 연초의 18억원(6층)으로, 반년도 되지 않아 2억원이 높아졌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35㎡는 이달 33억원(13층)에 전세거래돼 직전 23억원(22층)에서 10억원이 올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전세 시장의 불안은 봄부터 이어진 매매가 상승의 후행 현상과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인한 신규 전세매물 감소 때문"이라면서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공급이 최우선인데 단기간에 전세물량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주춤했던 서울 강남 집값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1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0.12%)은 지난주에도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19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주간 최고 상승률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정부와 서울시의 잇단 규제로 재건축·재개발이 사실상 묶이면서 오히려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들의 희소성이 높아졌고 세금부담 강화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전세매물 잠김현상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강남지역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수요보다 매물이 부족하다보니 호가가 계속 오르고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시세보다 높은 호가에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며 "매물 잠김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집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초구 대규모 재건축 단지 이주 착수 등 국지적 불안요인이 있으나 전세거래는 평년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서울의 올해 정비사업 이주물량은 전년 대비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특히 하반기에는 서울 전체 이주수요 규모(3784가구)가 전년 동기(1만1388가구) 대비 크게 감소하고 강남4구 이주수요(2700가구)도 전년(4752가구)의 절반 수준이므로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전국 및 수도권의 하반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