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9구역, 삼성물산vs현대건설 2파전 유력삼성물산 "클린수주 반드시 보장해야 입찰"
  • ▲ 삼성물산이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인근 건물에 현수막을 내걸고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 삼성물산이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인근 건물에 현수막을 내걸고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삼성물산이 재개발 알짜사업지 흑석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열경쟁을 피하고 준법경영을 중시하는 삼성물산이 공공·민간재개발 수주에 모두 뛰어들지 이목이 집중된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은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 인근 건물에 브랜드 홍보 게시물을 게시했다. 지난 2월 처음으로 시도한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흑석동 주민들이 랜드마크로 꼽는 건물에 삼성물산 이름을 내걸고 수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다.

    흑석재개발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흑석9구역뿐아니라 흑석2구역도 관심을 나타내며 브랜드 홍보에 공격적이라고 설명했다. 흑석2구역이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 지정, 동의율 52.9% 충족 등 사업 속도가 빨라지자 시공사 선정을 염두에 두고 주민 눈도장 찍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도 SH공사가 시행사인 사업지에서 클린수주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 참여에 긍정적 의사를 비치고 있다. 정비사업지에서 벌어지는 불법홍보나 수주과열 경쟁은 지양하고 준법경영을 중시하는 삼성물산 입장에선 공공재개발 사업지 공략도 나쁘지 않은 수주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런 이유로 삼성물산의 흑석2구역 사업 참여가 유력시되자 업계 관심은 흑석9구역에 쏠린다. 지난해부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2파전 구도가 형성됐으나 막판 입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조합에 홍보공영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클린수주를 실현할 수 있는 사업환경을 보장해야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세우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보공영제란 조합이 마련한 합동설명회 등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서만 건설사가 홍보활동을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건설사가 수십명의 OS요원(Out Sourcing:외부용역)을 투입해 조합원을 개별 접촉하고 현금·상품권 제공 및 모델하우스 투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제도다. 지난 2002년 서울 강동 고덕지구 재건축사업장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불법 로비 행위를 차단하고 건설사의 지출확대에 따른 건축비용 전가를 막을수 있어 최근 많이 도입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재건축 최대어로 꼽혔던 반포3주구를 비롯 올해 대형건설사 격전지로 꼽히는 과천주공 8·9단지도 홍보공영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과천주공 8·9단지 수주전 참여를 결정하고 현대건설과 맞붙을 예정이다. 

    흑석9구역 조합 내부에서도 홍보공영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들이 건전하게 경쟁할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때 조합원들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A조합원은 "홍보공영제를 도입하면 시공사들은 좋은 아파트를 짓기 위한 입찰제안서 구성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마감재나 설계, 자재 선정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고, 결과적으로 조합원의 자산 가치는 최상으로 높아진다"며 "아파트 짓는데 쓰일 비용을 불법홍보에 투입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정정당당하게 입찰제안서로 경쟁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주는 것이 건설사, 조합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건설사들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홍보공영제의 취지는 좋다. 제도 도입전 위반하는 업체에 대한 패널티 수위 등을 사전에 충분히 갖추고 건설사에 알려야만 홍보공영제가 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브랜드 선호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 품질을 우선시하는 건설문화가 업계전반에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홍보공영제도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