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코로나, 경제성장 큰영향 줄 정도 아냐""8월 금통위서 통화정책 완화정도 조정 논의·검토" "부동산 가격 고평가… 재난지원금 선별지원"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년 3개월 만에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임박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다음(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부터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을 논의하고 검토하겠다"며 시장에 금리인상에 관한 강력한 시그널을 보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은이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란 시각과는 정반대 행보다. 당장 8월 이후 다음 회의인 10월에 첫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8월 금통위서 '금리인상' 소수의견 늘어나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서 "코로나19 4차 확산이 우리 성장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밝히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로 유지했다. 

    특히 이 총재는 '당분간', '연내' 등의 방식으로 통화정책방향 변화시점에 대해 언급한 것에 비해 한층 더 구체적으로 '내달' 회의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5월 기자간담회서 '당분간' 현재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지 두 달이 지났다"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으나 경기 회복세, 물가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음회의부터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방향회의서 '당분간' 표현은 안쓰는 게 낫겠다는 논의가 있었고 의결문에서도 해당 문구를 (제외하는 것으로)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가 내달 금통위서 조정에 관한 논의,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발언하면서 8월 금통위서 금리 인상에 관한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잇따를지 주목된다. 

    금통위원회는 한은 총재(당연직), 부총재, 금통위원 5인으로 총 7명으로 구성된다. 금통위는 7인 위원 중 5인 이상이 출석해 과반수 찬성으로 의견이 이뤄진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고승범 금통위원은 금리를 0.25%p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고 위원은 재무부 국제금융국, 금융감독위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코로나19 재확산도 문제지만 막대한 가계부채 규모를 고려해 금리를 높여 금융불균형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 "금리 올려, 금융불균형 해소해야"

    금융시장에서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 의견을 내는 위원들이 더 나온 뒤 10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보고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감염병 전개 상황에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민간소비가 분명 일정부분 부정적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의 방역대책과 접종 확대 및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이 더해지면 경기 회복세를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융불균형' 해소 측면서 금리정상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부채가 과도하다는 점"이라며 "과도한 차입에 의한 자산 투자 및 경제 주체들의 수익추구 행위가 상당히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통위에서 다수 의원들이 금융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 "부동산 가격 고평가… 재난지원금 선별지원" 

    최근 부동산 가격 수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소득 대비 집값 비율을 보면 국내 주택, 특히 수도권 주택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고평가돼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저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자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전세계 공통 현상이나 국내 주택 가격 상승이 부채 증가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면서 "차입에 의한 자산 투자가 높은 점은 문제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재정의 효율성 측면에서 피해를 입은 계층을 중점 지원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재원이 한정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계층이 있는 반면 오히려 부가 늘어난 계층도 있어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 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 재원이 얼마나 더 소요될 지 가늠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통위는 이날 의결문을 통해 단계적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남은 금통위 회의는 8월26일, 10월12일, 11월25일 등 3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