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계열 3곳, 2분기에 원자재값 인상 선반영적자규모 2000억에서 9000억으로3분기 상장 앞둔 현대중 위한 '악재 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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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실적에 원자재 인상분을 손실로 반영했다. 장기적인 악재를 미리 털겠다는 것으로, 3분기 예정된 자회사 현대중공업 상장절차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 3조7973억원, 영업손실 8973억원을 기록했다. 선박 수주량이 늘어나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1% 늘었지만, 강재가격 인상 전망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8960억원 손실을 선반영해 영업이익은 추락했다.3개 계열 조선사별로 보면 현대중공업 영업손실이 4227억원으로 가장 컸고, 현대삼호중공업 2669억원, 현대미포조선 1922억원 순이었다.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1년간 후판가격 인상에 대한 손실액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후판은 선박건조의 핵심 자재로 건조비용의 20% 가량을 차지한다.지난해 톤당 60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후판값은 올해 상반기 70만원으로 올랐고, 하반기 100만원을 넘길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후판 공급가로 115만원을 제시한 상태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올해 초 160달러 선에서 지난 5월 226.46달러까지 치솟은 뒤 이달 22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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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의 원자재 충당금 선반영 전략에 대해 3분기 현대중공업 IPO(기업공개)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악재를 미리 제거하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떠안는다는 계산이다.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지난 5월11일 16만500원(종가 기준) 이후 이달 21일 12만8000원까지 떨어졌다.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강재가 충당금 설정으로 영업손실은 크게 났지만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2113억원으로 무난한 수준"이라며 "그룹 3사의 수주실적은 상반기 128억불로 도크가 채워지고 선가는 장기 상승 국면에 진입해 이제는 업황 차례"라고 전망했다.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 IPO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만큼 자금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9월 말 또는 10월 초로 예상되는 현대중공업 상장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20% 신주발행으로 1조원을 끌어들이려면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 평가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PBR(주당순자산가치) 1.0 이상 적용하는게 급선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를 위해 지난해 0.7에 그친 PBR을 올해 1분기 0.86까지 끌어올렸다.확보된 자금은 현대중공업그룹이 그리는 수소·로봇 사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내년에는 현대삼호중공업 IPO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2030년까지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해 미래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