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시간·종목 비공개, 시행일 직전 공표지난달 1차 문제점 보완, 기존 취지 재확산당국 조사 환영 "불법 여부 철저히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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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反)공매도를 주장하는 K스탑 운동이 2차 격전을 앞두고 전략 재정비에 몰두하고 있다. 앞서 1차전과 달리 구체적 날짜와 시간, 대상 종목 등 공표 시점은 돌발 추진하되, 일반 투자자의 참여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공매도 세력의 역공 등 전략 노출로 인한 문제점을 철저히 보완하고, 기존 K스탑 운동의 취지를 재환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2차 K스탑 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당초 10일 예정이었으나 날짜, 시간 등 일정은 전면 변경키로 했다. 대상 종목 선정도 지난 1차전과 다른 방식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날짜, 시간, 종목은 비공개로 하되 시행일 직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주가 될지 내주가 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만 직전 공표 시 참여 인원이 부족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차 K스탑 운동이 16일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공표 시점을 당일 아침으로 결정할지, 직전 주말로 정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1차전 당시 시작 시점(3시)과 ‘코스피 공매도 잔고 1위 종목’ 등 종목 선정 방식도 바꿀 예정이다. 

    한투연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K스탑 운동의 문제를 보완하고, 공매도의 폐해를 알리는 등 기존 취지를 널리 확산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15일 진행된 1차 K스탑 운동은 에이치엘비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문제는 공표 시점이다. 최소한 일주일에서 열흘 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투연 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3시30분 장마감까지 개인투자자 2200여명이 공매도 1위 종목 매수에 나서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단결을 시도했다는 점에선 큰 의미가 있지만, 공매도 세력에 악용할 시간을 제공한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일부 리딩방 등에서는 K스탑 운동을 악용해, 차익을 노리고 매매를 시도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일부 유튜버 가운데 선취매를 한 뒤 방송에서 ‘3시 반 이전 매도하라’는 언급을 했다는 제보도 들어왔다”며 “에이치엘비 주가가 장 중 22%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3시 이후 11% 이상 빠진 것도 이러한 이유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공매도 주체들이 역대급 물량을 쏟아냈다는 점이다. 기관 투자자 역시 상당히 많이 매도 했다”며 “주가 상승을 막고 인위적 하락을 유도하는 시도 탓에 지난 1차 K스탑 운동이 실패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오후 3시까지 4만원선을 유지하던 주가는 3시 1분부터 3만원대로 추락했다. 주가 상승률 역시 당초 기대했던 두 자릿수 상승이 아닌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이번 반공매도 운동을 두고 금융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특정 종목에 대한 집중 매수 운동 등은 유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주가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키는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서다. 

    당국의 엄포에 한투연 측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K스탑 운동을 주도한 ‘한투연 겁박용’에 그치는 것이 아닌 리딩 방과 공매도 세력 등을 모두 포함해 공정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당국에서 먼저 칼을 빼든 만큼 그날의 불법 여부가 밝혀지길 바란다”며 “당국의 반응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지만, 당초 주가를 폭등의 목적은 전혀 없다. 공매도 폐해를 알리고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의 목적이 더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