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 전기차 채택률 2025년 60% 확대 전망정부, 실리콘 및 화합물 반도체에 836억 투입SK-DB하이텍-LX세미콘, 성장동력 확보 적극 나서
  • ▲ 예스파워테크닉스의 포항 SiC 반도체 생산시설 내부 전경.ⓒSK㈜
    ▲ 예스파워테크닉스의 포항 SiC 반도체 생산시설 내부 전경.ⓒSK㈜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으로 차세대 핵심 반도체로 불리는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력반도체도 급부상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DB하이텍·LX세미콘 등은 향후 SiC 기반 전력반도체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iC는 실리콘과 탄소가 결합한 화합물 반도체로 기존의 일반 실리콘 웨이퍼 제품 대비 주행 거리를 5~10%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가 이전까지 사용한 Si 소재는 150도 이상 고온에서 반도체 성질을 잃는 단점이 있었던 만큼 고경도, 내전압·내열 특성이 뛰어난 SiC가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도 성장이 점쳐진다. SiC의 전기차 채택률은 현재 30%에서 오는 2025년 6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iC 웨이퍼 시장 규모 역시 올해 2억1800만달러(약 2564억원)에서 2025년에는 8억1100만달러(약 9539억원)까지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2018년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3'에 SiC 전력반도체가 최초 양산 적용된 이후 수요는 급증하는데 반해 기술 장벽이 높고 양산 능력을 갖춘 업체가 많지 않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전기차, 가전, 5G 업체들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지만 미국, 유럽의 소수 대형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SiC 전력반도체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정부도 본격적인 육성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K-반도체 전략의 후속과제로 추진되는 ‘화합물 기반 차세대 전력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의 추진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실리콘 및 화합물(SiC, GaN) 소재 전력 반도체 기반 구축을 위해 2023년까지 총 836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SiC 관련 대규모 투자 유치 및 SiC 반도채·모듈 적용 확대, GaN 공정기술 확보 등 화합물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본격적인 성장 생태계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SK의 경우 SiC 웨이퍼와 전력반도체 사업 확대에 적극적이다. 

    SK실트론은 지난 2019년 미국 듀폰사 SiC 웨이퍼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5294억원)에 인수했으며 올해 1월에는 SK㈜가 SiC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 예스파워테크닉스에 268억원을 투자해 지분 33.6%를 인수했다.

    SK실트론은 국내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로 듀폰 사업 인수 이후 연구개발(R&D)과 공장 효율성 증대 등에 집중해 왔는데, 최근 시장이 급격하게 늘면서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SK실트론 자회사 SK실트론CSS은 미국 미시간주에 3억 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해 공급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시간주에 공장을 증설하고 관련 인력도 150명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SK실트론은 2022년 하반기 이후에나 SiC 관련 수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SK실트론의 SiC웨이퍼 부문의 실적도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실트론은 지난해 SiC웨이퍼 부문에서 95억원의 매출과 332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는 사업부 인수에 따른 비용과 설비 효율화 등에 따른 것으로 수익성 개선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SK㈜가 투자한 예스파워테크닉스는 기술력과 생산성 측면에서 국내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10년 이상 SiC 전력반도체 개발 경력을 갖고 있는 R&D 전문가를 주축으로 설립됐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특허 23건을 확보하는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고온 공정이 적용된 생산라인 등 SiC 전력반도체 생산 체제를 구축한 것도 예스파워테크닉스가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다. 예스파워테크닉스는 포항에 100㎜ 및 150㎜ 혼합 생산 기준 전기차 약 14만대 분량에 해당하는 연산 최대 1만4400장 규모의 SiC 전력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SK는 전력·화합물 반도체 사업에 최대 1조원을 투입해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생산능력을 연간 현재 3만장에서 2025년 60만장으로 확대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5%에서 26%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DB하이텍과 LX세미콘도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DB하이텍은 SiC 전력 반도체 사업 추진을 고심하고 있으며 LX세미콘 역시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올 하반기 중 사업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iC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산업의 근간을 이룰 것"이라며 "SiC 전력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