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가계대출 급증 우려에 이달 기준금리 동결 전망美·中 관세전쟁 격화에 원·달러 환율 1460원으로 급등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이달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에도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 및 가계대출 부담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5월이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2.75%로 인하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정책으로 수출도 직격탄을 입고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정책에 따라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전 세계 국가에 대한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중국이 이에 대해 보복관세로 맞서고, 프랑스도 자국 기업에 대미 투자 중단을 요청하는 등 각국이 대응에 들어가면서 미국발(發) 글로벌 관세전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400원 중후반대의 원·달러 환율은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며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이날 원·달러 환율은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관세를 예고하면서 관세 전쟁 우려가 확대되며 1460원대로 급등했다. 
  • ▲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아울러 최근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로 부동산 관련 가계부채 증가가 우려되며 기준금리를 쉽게 낮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지난 3월에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 가운데 증가세가 소폭 둔화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4월 가계대출이 크게 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매년 3월의 경우 증가 폭이 줄었지만 4월이 되면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는 흐름이 반복돼 왔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이번 헌재 판결이 한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은이 5월에 금리인하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탄핵 인용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가 부각된 상황”이라며 “2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강도의 미국 관세 정책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으로 최소 2개월의 리더십 부재 상황을 맞게 됐다”며 “3~4월 가계부채가 급증할 경우 5월에도 금리 인하를 건너뛰고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