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주 7일 배송 검토 중. 이르면 이달 말부터CJ대한통운, 앞서 올해 1월 주 7일 배송 시작시스템 도입 후 안착 과정 중 시행착오 겪고 있어업계 "CJ대한통운보다 한진, 더 큰 진통 겪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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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이 주 7일 배송을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데일리DB
CJ대한통운에 이어 (주)한진도 ‘주 7일’ 배송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CJ대한통운이 몇 달간 준비과정을 거쳤음에도 초반 진통을 겪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택배기사 수가 적고 배송권역이 넓은 한진은 주 7일 배송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주 7일 배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을 비롯해 택배기사 커뮤니티에서는 이르면 이달 27일, 늦어도 상반기 안으로 한진이 주 7일 배송을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택배노조 측은 “사측이 노조를 패싱하고 주 7일 배송을 밀어붙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대리점에 주 7일과 관련한 기본 계획안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한진 측은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삼석 한진 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한진 언박싱데이’에서 “주 7일 배송은 일부 고객 서비스에 한해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고객이 필요로 하면 해야 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업계에서는 한진이 주 7일 배송 트렌드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CJ대한통운도 올해 1월부터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택배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진도 ‘더 이상 밀려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진 상태다.다만 CJ대한통운의 사례를 살펴보면 한진도 주 7일 배송 도입 이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CJ대한통운은 지난해 8월, 주 7일 배송 시스템과 주 5일 근무제를 골자로 한 배송서비스 ‘매일 오네(ONE)’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
- ▲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부터 주 7일 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뉴데일리DB
이후 대리점연합회, 택배노조 등 이해 당사자들과 논의를 진행해 12월 말 기본협약 잠정안을 마련했고 올해 1월 5일부터 주 7일 배송을 본격 시작했다.기본협약에는 ▲택배기사들의 주 5일 근무 보장 ▲순환 근무제 편성에 있어 계약갱신의 거절이나 계약 해지, 추가 비용 부담 등 불이익 금지 조항의 명문화 ▲휴가 보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현재 택배노조는 대리점연합회와 세부 사항에 대한 대화를 하고 있으며, 최근 18차 교섭이 진행됐다.택배노조 측은 일선 대리점이 주 5일 근무를 정확하게 보장하지 않으며, 휴일 배송을 강화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택배노조는 주 7일 배송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부당한 계약해지를 남발한 경우가 있었다며, 해당 대리점들과 대리점 소장들의 실명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택배노조 측은 “교섭을 통해 이견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으며, CJ대한통운도 “주 7일 배송이 정착되고 있는 과정이며, 세부 쟁점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택배기사들의 분위기를 보면 ‘초기에는 힘들었지만 적응된다’와 ‘주 5일 근무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거나 수입이 줄었다’는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
- ▲ 택배업계의 주 7일 트렌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데일리DB
택배기사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3인1조로 일을 하고 있으며, 쉬는 날에는 나머지 2명의 일까지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3인1조의 경우에는 격주마다 주 5일을 일하게 되고, 2인1조로 하면 일주일에 하루만 쉴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현실적으로 택배기사들이 주 5일을 근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며, 일선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분위기”라면서 “일부 기사들의 경우 주 7일 배송 도입 후 물량이 줄면서 수입이 감소했고, 불만이 생기면서 이직 등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CJ대한통운이 준비 기간을 거치고 이해당사자들과 논의를 했음에도 새로운 시스템 안착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이를 감안하면 한진이 주 7일 배송을 도입하면 더 심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히려 CJ대한통운에 비해 택배기사 수가 적고 배송 인프라가 열악한데다가 커버해야 하는 배송 구역이 넓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된다.지난해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할 때 한진은 물론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다른 업체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도 이 부분을 감안했기 때문이다.당시 한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행보를 지켜볼 것”이라며 “어떤 시행착오를 겪고 해결하는 지 모니터링을 하면서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이에 따라 한진의 주 7일 배송 움직임에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한진이 조만간 주 7일 배송을 도입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대형 고객사들이 주 7일 배송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