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온그룹, 중국 편의점 사업 적자에 철수2018년부터 최근까지 韓 사업 매각설 꾸준해향후 몸값 높인 뒤 매각 참여 가능성도 제기
  • 일본 이온그룹이 해외 편의점 사업을 축소하면서 한국 미니스톱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설이 끊이지 않지만, 실적 부진으로 기업 가치가 떨어진 만큼 향후 몸값을 올려야 매각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온그룹의 자회사인 일본 미니스톱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중국 내 편의점 사업을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중국 법인 '칭다오미니스톱유한공사'는 지난 15일 운영하던 편의점의 문을 닫고, 청산 작업에 들어갔다.

    일본 미니스톱은 지난 2009년 칭다오이온그룹과 협력해 자본금 50억으로 '칭다오미니스톱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미니스톱이 지분 90.7%, 칭다오 이온그룹이 9.3%를 보유했다.

    미니스톱은 중국 편의점 진출 당시 '5년 내 산둥성에서 편의점 200점 오픈'을 목표로 했지만, 10여 년이 흘러도 전체 매장은 150점을 웃돌았다. 이마저도 지난 2~3년간 70개 점포가 문을 닫았고, 지난달 10월 남은 점포는 10개점에 불과했다.

    미니스톱이 편의점 사업을 철수한 배경으로는 실적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칭다오미니스톱유한공사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온그룹에 따르면 중국 법인 청산으로 인해 영업 손실 추정치는 미수금 98억원(9억4400만엔), 고정자산 손상차손은 21억원(1억9400만엔)에 달한다. 동시에 미수금160억원(15억4100만엔)의 손실도 발생했다. 

    중국사업 철수로 미니스톱의 해외 사업은 한국과 필리핀, 베트남으로 좁혀졌다. 현재 미니스톱의 해외 법인 점포수는 지난 9월 기준 △한국(2639店) △필리핀(458店) △베트남(120店)이다. 일본이 1970개 점포인만큼, 한국 편의점이 일본 편의점을 훌쩍 넘어섰다.
  • 한국 시장은 해외 사업 중 '알짜'로 꼽혔다. 실제 한국 미니스톱은 최근 4년간 연평균 3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렇다 보니 이온그룹은 지난 2018년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이온그룹은 한국 미니스톱의 매각 가격을 3000억원으로 잡았다.

    매각에는 롯데(세븐일레븐)와 이마트(이마트24) 등 SI는 물론 PEF 운용사인 글랜우드PE 등이 참전했다. 그러나 가격과 브랜드 유지 등에 대한 양측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지연되다가 해를 넘겨 2019년 초에 무산됐다.

    당시 세븐일레븐이 최고가인 4000억원을 써냈지만 결국 매각은 결렬됐다.

    최근 이온그룹은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다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본사에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정했지만, 업계에서는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는 매각작업은 당장 가시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미니스톱이 회계연도 2020년(3월~이듬해 2월)부터 순손실을 내는 터라 제값을 받기 위해선 흑자전환이 우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미니스톱이 '몸값'을 높인 뒤 다시 한 번 매각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니스톱이 지난해 12월 편의점 최초로 패스트푸드 전문점 '슈퍼바이츠'를 선보이며 매출 다변화에 나선 것도 매각을 위한 사전 준비라는 분석이다. 최근 가맹사업으로 본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서며 수익 창출에 나서는 모양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이 매각을 고민하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매각설 당시 몸값이 더 높아질 것을 예상하고 철회했던 만큼,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서 매각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