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 인수삼성·SK 등 대기업 바이오 CDMO 성공사례 "적극적 투자 통한 글로벌 입지 구축 우선"
  • ▲ CJ제일제당 ⓒ연합뉴스
    ▲ CJ제일제당 ⓒ연합뉴스
    CJ제일제당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 진출에 도전한다. 삼성, SK 등에 이어 CJ그룹도 바이오 분야에서 CDMO가 미래 성장 동력의 필수요건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75.82%를 2677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 CDMO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이 포함되며 임상시험 시료부터 원료의약품,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한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천랩을 인수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신약 개발로 바이오분야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CJ그룹은 대기업 가운데도 일찌감치 제약·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경험을 갖고 있다. 1984년 유풍제약, 2006년 한일약품을 인수하면서부터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CJ헬스케어를 2018년 한국콜마에 매각했다.

    그럼에도 다시 CJ그룹이 바이오 분야에 눈독들이는 이유는 삼성, SK 등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CDMO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역량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에만 로슈,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수주 금액 7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를 통해 2분기 연속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3분기 누적 매출액도 1조 1237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 백신 등을 포함한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실적이 반영되면서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Sullivan)에 따르면, 바이오 CDMO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28억불에서 향후 5년간 연평균 10.1% 성장해 2026년 기준 203억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HK이노엔(전 CJ헬스케어)의 파이프라인이 위식도역류질환 '케이캡'을 비롯해 암, 간 질환, 자가면역질환 분야 혁신 신약, 백신 등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뤄 봤을때, CJ그룹은 신약개발의 재도전보다 CDMO를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바이오 분야 CDMO에 진출한다고 해도 삼성, SK와의 경쟁구도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구축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그룹차원에서 설비 구축, 인력 확충 등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