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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들의 보험대리점 진출이 논의되면서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과 불완전 판매 증가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열린 여신전문금융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캐피탈사의 보험대리점 진출에 대한 허용의 뜻을 내비췄다.
캐피탈사들이 리스나 할부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기에 연계 특성을 감안,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에 한해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캐피탈 업계는 그간 보험대리점 진출을 꾸준히 타진해왔다.은행·카드·저축은행 등이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하면서 캐피탈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보험 판매 수수료를 새수익원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에대해 보험업계는 설계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고, 불완전 판매 증가 및 보험료 인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 움직임이 잇따르며, 기존 보험대리점들도 설계사수를 늘리는 등 설계사들의 소득 감소 요인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사실상 손보 고객 발굴의 기본 마중물이 되는 상품이다. 최근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이 확장되는 상황 속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나타난다면 저소득 설계사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형 캐피탈사의 경우 계열 손보사들이 있어 상품 몰아주기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정 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더 나은 할부 금리를 제공하는 영업이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론 제휴 상품을 팔 수 있는 파이가 커져 일부 보험사들에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며 "캐피탈사의 경우 리스나 할부 영업이 딜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의 끼워넣기 영업으로 상품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의 경우 최근 대리점 채널을 통한 판매촉진비가 증가하면서 사업비도 같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사업비 상승은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