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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카오커머스 '직장 내 괴롭힘' 만연... 허울뿐인 조직쇄신 논란

직원 블라인드 앱 통한 폭로 잇따라유연근무제 불가, 회식 강요, 부조리 인사 시스템 비판해당 이슈 초래 장본인 홍은택 대표 거론... 외연 확장만 급급 김범수 의장 글로벌 초점 리더십 교체, 시작부터 삐걱

신희강, 김성현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1-11-26 05:50 | 수정 2021-11-26 10:17

▲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카카오의 실태 ⓒ블라인드

카카오 전자상거래(e커머스)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에 '직장 내 괴롭힘'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글로벌 중심의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한 상황에서 해당 이슈가 또 다시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따르면 카카오커머스에 재직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카카오의 실태'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제가 10일 전 블라인드 카카오 그룹사라운지에 올렸으나 사측의 지속적인 신고로 삭제된 글"이라며 카카오커머스의 실태를 고발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홈플러스 출신의 '상품기획' 팀 리더가 직장 내 괴롭힘의 선두주자라고 고발하고 있다. 해당 리더가 전 직장 출신을 3명이나 팀원으로 뽑아 자기 라인을 만들고, 출퇴근 시간을 직원이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회식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술자리를 가지고, 퇴근 후에도 연락하는 등 직장 내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A씨는 "(상품기획 팀 리더가) 몸담았던 ㅎㅍㄹㅅ(홈플러스) 꼰대 문화를 그대로 가져와 크루들 괴롭히는 건 기본"이라며 "없던 TO도 만들어 본인 전직장 출신만 팀원으로 3명 뽑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가 만든 유연근무제를 쓰지도 못하게 한다"면서 "코로나 4단계 때도 회식을 강요하질 않나. 허구헌날 술자리에 부하직원 불러서 왕놀이하지 말고 퇴근 후엔 크루들한테 연락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또한 A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는 또 다른 직원도 고발했다. '쇼핑하기' 팀 리더가 직원들에게 욕을 일삼는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운 좋게 팀장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는 ㅅㅍㅎㄱ(쇼핑하기) 팀 리더"라며 "크루에게 ㅁㅊㄴ, 이ㅅㄲ, 저ㅅㄲ 난무하지 아주"라고 질타했다.

A씨는 부조리한 인사 시스템도 꼬집었다. '브래들리'라는 닉네임을 쓰는 인사팀장이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이를 통보해  2차 피해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인사팀장이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조직 문제에 대한 비판 글을 삭제하는 데만 바쁘다고 지적하고 있다.

A씨는 "ㅂㄹㄷㄹ(브래들리) 이 글을 본다면 또 미친 듯이 신고하겠지"라며 "인사팀장이 해야 할 일은 신고가 아니라 이 글이 사실인지 가해자들을 조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A씨는 이 모든 총체적 난국이 '사이먼' 닉네임을 쓰는 홍은택 대표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메이커스에 대표였던 홍 대표가 메이커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선물하기 채널을 활용하는 한편, 인력을 메이커스에 노골적으로 충원했다는 얘기다. 

A씨는 "팀장들을 거느리는 커머스 제국의 왕놀이꾼 대표 ㅅㅇㅁ(사이먼)"이라며 “선물하기 톡채널 발송 횟수를 대거 줄이고, 선물하기 톡채널로 메이커스 톡채널을 주 2회씩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물하기가 잘 돼봐야 소용없고, 처음부터 몸 담았던 메이커스가 잘되는 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며 "선물하기 인력을 모두 메이커스에 몰빵시킨점. 경영을 할 생각이 있긴 한 건지"라고 반문했다.

홍 대표는 동아일보, NHN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2016년 2월 제조업 패러다임을 주문생산 체제로 바꾸고 중소상공인 재고 부담을 줄임으로써 함께 상생하는 '카카오메이커스'를 선보였다. 이듬해 2017년 카카오메이커스의 대표를 맡았고, 2018년 12월 카카오커머스가 CIC로 분사하면서 대표에 취임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오른팔로 알려지면서 최근 리더십 교체 논의에서 수장으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5년 전 직원의 멱살을 잡고 폭언을 했던 사실에 대해 처벌 받은 전례가 있다. 홍 대표는 6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사에 보도된 대로 5년 전 저는 회사 로비에서 마주친 피해자에게 욕을 하고 윗옷을 잡아끌고 나갔던 사실이 있다"며 "이후 저는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었고, 처벌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뤄졌다"고 반성했다. 당시 카카오 윤리위원회는 5일간의 회의를 거쳐 홍 대표에게 연봉 25% 감봉 처분을 내렸다.

▲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 ⓒ카카오커머스

A씨의 폭로를 종합하면 홍 대표를 중심으로 카카오커머스 내 직장 내 괴롭힘이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허술한 인사평가 시스템이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2월 카카오 직원의 유서 사건 이후 전혀 바뀌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문제가 심각해진 것. 당시 해당 직원은 블라인드를 통해 "나를 집요하게 괴롭힌 XXX셀장. 내 죽음을 계기로 회사 안의 왕따 문제는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비인간적인 인사평가 시스템을 지적하며 논란이 일었다.

2020년 2월 19일에 게시한 카카오커머스 영입 블로그에 따르면 카카오커머스는 인사평가제도를 폐지했다. 카카오로부터 분사 후 독자적인 평가제도를 고민하던 중 2019년 여름에 평가제도 폐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커머스는 해당 페이지에서 크루들이 ▲까다로운 영입 과정과 수습기간을 거친 점 ▲기존 평가제도의 역기능이 순기능보다 크다는 점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평가가 객관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 등을 평가제도 폐지 이유를 들었다.

즉, 평가제도 폐지로 인사평가가 없기 때문에 윗사람들 입맛대로 인사를 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A씨의 주장대로 인사팀장이 피해자를 감싸지는 못할망정 가해자에게 피해 접수내용을 고발해 2차 가해를 일으키도록 방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수장인 홍 대표가 내부 직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외형적 성장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커머스측은 유연근무제에 따른 주말 출근 여부에 대해 조직장의 승인이 있으면 주말 출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선물하기 톡채널 횟수나 메이커스쪽으로 인력이동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회사 내 조직의 구성이나 인사팀에서 고충을 처리하는 절차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 등 잡음들이) 홍 대표가 카카오 그룹의 수장이 되는 데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네이버와 같이 전면쇄신이 아닌 글로벌 개척에만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택한 김 의장의 전략이 주효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카카오는 25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여민수 현 대표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신희강, 김성현 기자 kpen84@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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