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컨소시엄 해외 투자자 지분 72.7% 압도적 우위산자부, M&A 심사과정서 국가핵심기술 유출 가능성 검토전문가 "승인 시 유출 원천차단 어려워" … 휴젤 "가능성 없어" 일축
  • 휴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유출 문제가 떠오르며 향방이 안갯속에 빠졌다. 

    휴젤을 인수하는 GS컨소시엄에 외국계 투자자가 중심에 있어 정부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4곳 중 국내 투자자인 GS와 IMM인베스트먼트가 휴젤 인수 주체인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 27.3%를 보유하고, 해외 투자자인 CBC그룹(C-브릿지캐피탈)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지분율은 72.7%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휴젤의 인수합병 승인 절차에 대한 심사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유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위원회는 분야별 전문위원회 의견을 청취하고 최종 승인여부를 결정한다.

    산자부의 심사 신청인은 인수 대상인 휴젤이다. 다만 인수 대상인 회사보다 매도자가 심사에 더 관여하기 때문에 휴젤을 매도하는 베인캐피탈의 매각 법률 자문을 맡은 김앤장에서 승인 절차에 협력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국가핵심기술은 휴젤이 보유하고 있는 '보툴리눔 독소' 관련 기술이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울 말한다. 

    이에 따라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M&A하는 경우 산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국가핵심기술은 71개가 지정돼 있고, 이 가운데 생명공학분야는 보툴리눔 독소 기술을 포함한 4개다. 

    보툴리눔 독소는 흔히 '보톡스'로 알려져 있으며, 눈가·미간 주름 개선 등의 미용목적뿐 아니라 경부근이상, 뇌졸중 후 상지 근육 경직 등 치료목적으로도 쓰인다. 다만 생화학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는 치명적인 생물학적 제제여서 산자부 외에도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다부처의 관리를 받는다.

    휴젤의 인수는 표면적으로는 국내 기업인 GS가 중심으로 보이지만 실상 컨소시엄 내 최대주주는 중국계 자본으로 알려진 CBC다. 휴젤 인수를 위해 CBC가 7월 케이만제도에 설립한 SPC인 아프로디테 애퀴지션 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휴젤이 인수된다면 중국 등으로 기술유출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조업체로는 처음 중국시장에서 진출한 바 있다. 휴젤은 지난해 10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레티보'를 허가받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산자부의 신중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해외 매각에 대해 산자부의 승인을 획득하면 외국 사모펀드에 인수돼 국가핵심 산업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며 "특히 바이오산업은 국가안보측면에서도 검토되어야 하는 만큼 국정원, 국방부 등 유관기관과의 심도있는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휴젤 측은 앞서 베인캐피탈의 인수에서도 기술유출은 문제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M&A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보툴리눔 독소는 국가핵심기술로 사전등록부터 관리대상이며 산자부 뿐아니라 타 기관들의 관리도 함께 받고 있기 때문에 기술유출의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