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49.5% 투자 계획 미정 혹은 없어오미크론, 경기둔화, 미중갈등 등 리스크 산적한국 투자환경 65.7점…'고용 및 노동규제' 우려 가장 커
  • 주요 기업의 절반가량은 아직도 내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획'(101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9.5%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8.9%)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40.6%)고 답했다.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62.7%)도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 줄이겠다는 곳은 5.9%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의 63.8%가 전년동기대비 투자를 줄였다면서, 2022년에도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등 경제 회복을 제한하는 리스크 요인들이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투자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들은 ▲2022년 경제 전망 불투명(31.8%)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31.8%)를 이유로 꼽았다. 

    기업들은 글로벌 긴축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미중갈등, 국제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를 가장 많이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악화에 따른 투자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투자 인센티브 부족(1.5%)도 투자를 선뜻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지목됐다.

    반면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산업내 경쟁력 확보(50.0%) ▲신성장 사업 진출(25.0%) ▲노후설비 개선(12.4%) ▲경기 개선 전망(6.3%) ▲제품수요 증가 대응(6.3%)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고용 및 노동규제'(35.3%)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 밖에 ▲인·허가 심의규제(29.4%) ▲환경규제(17.6%) 
    ▲신사업 진입규제(11.8%) ▲공장 신·증축 토지규제(5.9%)를 어려움으로 들었다.

    투자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40.6%)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세제지원 확대(33.7%) ▲투자 관련 규제완화(28.7%) ▲대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17.8%) ▲반기업 정서 완화(9.9%) ▲확장적 거시정책(5.9%) 등이 뒤를 이었다.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58.4%)은 내년 경제환경을 올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4.8%,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8%였다.

    내년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로는 응답기업의 52.9%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부담 증가를 지적했다. 그 외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차질(17.6%)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17.6%) ▲가계부채 등 국내 금융불안 요인(17.6%) ▲미·중 갈등 장기화 및 중국 성장률 둔화(11.8%)를 리스크로 여겼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내년에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투자는 한국경제의 지속성장과 국내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초석”이라며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투자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