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의료비 급증 ‘한계’, 제도의 ‘진일보’ 논의 불가능한 구조대국민 ‘의료제도 리터러시’ 올리기… 지속가능한 방향성 정립 숙제 ‘리셋 for 미래 한국의료복지’ 발간, 40년째 ‘제도 방치’ 중단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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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코로나 시국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위태로운 상황 속 마지막 파티에 불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보장성 강화의 이면에 40년 된 제도적 한계가 노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령 사회로의 전환과 이로 인해 급증하는 의료비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라는 것이다.최근 본지와 만난 윤인모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외래교수(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현재의 건강보험이 선진적이지 못한 이유는 제도의 그릇 자체가 작다는 데서 비롯된다.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바라보는 시기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이어 “건강보험의 누적된 문제는 말 그대로 문제로만 남아있다. 누구도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 장기적 해결 제안이라는 무늬만 바꾼 포장 속에 5년마다 방향이 바뀌고 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가장 큰 문제는 초고령 사회 진입이다. 관련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 7.2%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2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노인 의료비 비중도 가팔라지는 추세다. 2009년에는 총진료비의 31.6%인 12조4236억원을 차지했지만 2025년 57조9446억원, 2035년 123조288억원, 2060년 337조1131억원 등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이러한 흐름에 맞춰 2021~2022년 한국 의료비는 OECD 평균을 넘어갈 것으로 예측되며 제도의 운영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적 흐름에 맞춘 변화와 차세대 기술을 통한 사회복지제도의 진일보는 논의 자체도 어려워졌다.그는 “한국 의료체계는 가느다란 바큇살을 가진 이륜 자전거에 그보다 몇배 높게 쌓아 올린 짐을 싣고 언덕길을 힘겹게 올라가는 노인을 연상하게 한다. 4륜 자동차와 같이 견고하고 튼튼한 제도로 전환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이륜 자전거위에 무엇을 더 쌓을 것 인지만 고민 중”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근본적 방법은 인구구조 개선에 있지만 그 보다 먼저 초고령사회 진입을 현실로 받아들여 개선책을 찾는 것”이라며 “의료비용의 증가를 늦추거나 평형에 도달시켜 지속가능한 제도로 탈바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공의료기관 확충-필수의료 재정립… ‘의료제도 리터러시’ 수준 향상윤 교수는 “결국 미래의 건강보험과 의료 전반에 대한 단기, 중기, 장기의 변화관리 방안이 같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그는 “시급한 부분은 국민의 헬스 리터러시와 더불어 의료제도 리터러시를 수준을 올려야 한다. 정치권에서 표를 얻기 위해 공돈을 활용한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무분별한 공약의 견제는 국민만이 할 수 있다. 선진제도화 작업을 시작할 단초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근본적 제도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공공의료기관의 확충은 필수적이라는 진단이다.그는 “확충이라고 새로 짓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병상과다 국가이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권위주의적 강한 통제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적절한 병상 활용을 위한 현실적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현재 우리나라는 필수의료의 개념이 비교적 넓고 급성기 병상의 과다, 그리고 대부분이 민간의료기관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필수의료(응급, 비응급) ▲비필수의료 ▲예방과 건강증진 단계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윤 교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 의료비와 노인 의료비로 나눠서 접근하고 다시 수요와 공급을 재편하는 방법으로 나눠서 접근해야 하지만 선결과제는 필수의료를 명확하게 정립시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셋 for 미래 한국의료복지’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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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얼마 전 이러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리셋 for 미래 한국의료복지’라는 책을 펴냈다. 대한민국 의료제도가 더 이상 방치되서는 안 되는 취지에서 설계한 프로젝트다.윤 교수는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40년 전의 제도를 유지하면서 뇌관이 터질 운명에 처했다. 꼼꼼히 들여다보고 고치는 것이 아니라 폭탄 돌리기만 하는 실정이라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책을 썼다”라고 밝혔다.그는 “수년간 건강보험료는 급격하게 올랐다. 보장성 강화라는 명분 아래 불필요한 MRI비용으로 빠져나갔다. 이를 느끼지 못하는 국민은 모르는 허술한 틈 속에서 그 고통을 나눠지고 있다. 끓는 물 속에 잠자는 개구리가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런데도 제도의 실패를 책임지는 정부도 없었고 바뀌지도 않았다. 그렇다 보니 원점부터 다시 설계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윤 교수는 “보건의료제도의 미흡함을 알리고 국민의 의료제도 리터러시를 올리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진보가 못한 것을 보수가 해줄 때 보수가 산다. 그 반대도 성립된다. 이번 대선에서 의료 분야에서 만큼은 포퓰리즘이 아닌 제도의 지속적을 고려한 공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