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총리 "추경안 설전 국회 제출"…초과세수로 소상공인 지원"홍남기 "설前 편성"文정부 총 151조…韓銀 금리인상-黨政 대선앞 돈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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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가 임기 동안 해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유례없는 2월 꽃샘 추경이 현실화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린 가운데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을 잡으려는 통화당국과 대선 전에 돈 풀기에 나선 여당과 재정당국의 정책 엇박자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김부겸 국무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우한 폐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추경안을 설 전까지 국회에 내겠다"고 밝혔다. 여당에서 불을 지핀 추경 편성 주장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김 총리는 "소상공인을 더 두텁게 지원하기 위해 추경을 편성할 것"이라며 "초과세수 등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재정당국은 전날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1월호에서 지난해 11월까지 걷힌 국세가 323조4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조6000억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2차 추경 편성 당시 추경 집행분을 제외하고도 추가로 걷힐 세수입이 19조원쯤이라고 했으나 세수예측이 또 한 번 빗나가면서 적어도 8조원 이상의 가욋돈(초과세수)이 나라곳간에 들어오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참모회의에서 "초과세수를 활용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어려움을 덜어드릴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사실상 추경 편성을 주문했다. -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전례가 없는 2월 추경이 현실화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문 대통령 임기 내 총 10회, 매년 추경을 짜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매년 추경을 짜왔다. 출범 직후인 2017년 일자리 확대를 이유로 11조원의 추경을 편성했고 이듬해 3조9000억원, 2019년 6조7000억원 등 긴급 재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2020년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4차례에 걸쳐 66조800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지난해도 2차례에 걸쳐 49조8000억원의 추경을 짰다. 가뜩이나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슈퍼 본예산을 편성해왔던 터라 '재정중독', '춘하추동 추경'이란 비판이 제기돼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방역조치 연장 및 소상공인 지원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14조원 상당의 추경안을 설 연휴 전에 편성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인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추가로 준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역 체제를 다시 전환하며 소상공인에게 방역지원금 100만원을 준 바 있다.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도 기존 3조2000억원 규모에서 5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올 예산안에 손실보상 재원을 2조2000억원 반영했다가 이미 한차례 3조2000억원으로 늘렸다.추경 재원은 지난해 추가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활용한다. 다만 초과세수는 지난해 결산 절차를 마친 이후 쓸 수 있어 당장은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애초 여당은 정부에 이번 추경을 압박하면서 이재명 대선후보는 25조원, 여당은 최대 30조원 규모로 편성할 것을 제시했었다.이번 추경으로 문재인 정부는 5년간 추경으로만 총 151조원쯤을 집행하게 됐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을 선거용 매표 추경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정부가 추경안을 짜오면 일단 살펴는 본다는 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