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대표 IT 기업, 주가 두 자릿수 급락 정부 규제, 조직 내 갈등, 금리 인상 등 악영향단기간 회복 글쎄... "잭팟 아닌 쪽박" 우려감 확산
  • ▲ 카카오 판교 오피스 ⓒ카카오
    ▲ 카카오 판교 오피스 ⓒ카카오
    판교를 대표하는 국내 포털·게임사가 유례없는 주가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 해당 업계 종사자들은 급락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크래프톤 등 포털·게임사가 연초부터 주가 하락으로 고전 중이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대비 각각 네이버는 14%, 카카오는 22%, 크래프톤은 40% 가까이 급락했다.

    해당 업계는 한때 종사자들 사이에서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그 이유로는 두둑한 스톡옵션과 자사주를 통해 임직원들이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스톡옵션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판교의 '스톡옵션 잭팟'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실제 네이버는 2019년부터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1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부터 본사 임직원에게 1인당 최대 600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했다. 크래프톤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전 직원에게 무상 증여할 계획을 세웠다.

    주가가 고점에 달했던 지난해 5월 기준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43억원(6만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173억원(10만주),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154억원(9만주)을 각각 스톡옵션 차익을 낼 수 있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도 지난해 구주매출로 주식을 팔아 697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규제가 플랫폼 기업으로 향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독과점 논란이 불거졌으며, 회사 내부적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일부 계열사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긴축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우려도 반영됐다.

    증권가에서도 해당 업종에 대한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 9곳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평균 14만원대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베스트투자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등 7곳 증권사는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평균 50만원으로 낮췄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해당 업종 직원들 사이에서는 스톡옵션 잭팟이 아닌 쪽박을 받게 됐다는 분위기"라며 "주가 회복이 요원하면서 직원들의 성취감과 의욕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