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도 흑자폭 둔화, 유가 상승 직격탄한은 전망치 920억달러 못 미쳐환율 불안, 외환보유액 3개월째 감소… 위기 대비해야
  • ▲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화물이 쌓여있다ⓒ연합뉴스
    ▲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화물이 쌓여있다ⓒ연합뉴스
    지난해 경상수지가 88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하지만 유가 상승 등 원자재값 인상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늘어나며서 하반기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60억6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전년동월대비 60억달러 줄었다. 2020년 5월 이후 20개월째 흑자를 이어오고 있지만 흑자폭은 점점 줄고 있다.

    상품 수지는 44억8000만달러로 전년동월 106억달러에서 61억2000만달러 축소됐다. 12월 수출은 18.3% 증가한 607억3000만달러인데, 수입은 37.1% 증가한 611억8000만달러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7개원 연속 상회하고 있다.

    수입 품목별로 보면 원자재,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각각 63.8%, 18.5%, 12.3% 증가했다. 특히 원유 수입은 70억9000만달러로 86.2% 급증했다. 원자재 중에서도 석유제품 수입액은 26억3000만달러로 168.6% 폭증했다. 수출은 철강, 반도체 부문에서 각각 34.6%, 34.1% 늘어났다.

    서비스 수지는 2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 개선 등으로 전년동월 4억4000만달러에서 축소됐다. 운송수지는 16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대비 11억8000만달러 늘었다. 해상·항공화물 운임이 치솟은 탓이다. 다만 건설수지는 5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보다 4억달러 줄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25억9000만달러에서 24억7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6억5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지난해 금융계정은 순자산 767억8000만달러가 증가했다. 12월에만 72억3000만달러 늘었다.

    흑자폭 감소로 한국은행이 경상수지 전망치 920억달러는 달성하지 못했다. 경상수지는 2015년 1051억달러 흑자 이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무역수지 적자폭도 지난해 12월 4억5000만달러에서 지난달에는 48억9000만달러로 급증했다. 2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615억3000만달러로 전월대비 15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석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우리나라는 원자재 해외 의존도가 높지만, 최근 견조한 수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유가상승과 환율변동폭 확대 등 대외여건 변화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