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자금 트러블… 영업익, '17년 어닝쇼크 이후 최저주택사업 호실적-개발사업 비중 확대…사업경쟁력 '탄탄'
  • ▲ 한화건설 '포레나' 문주. ⓒ한화건설
    ▲ 한화건설 '포레나' 문주. ⓒ한화건설
    한화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건설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거둔 성과인 만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시장에서는 국내 주택사업과 개발사업에서의 안정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한다. 또 공사비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사업이 정상화되면 작금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24일 건설 및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건설은 회사채 발행에 성공해 1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애초 한화건설은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다가 기대치를 뛰어넘는 주문을 받았다.

    앞서 한화건설은 모집금액을 1200억원으로 설정했지만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자 미매각을 우려해 모집액을 1000억원으로 낮춰 잡은 바 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부동산경기 침체 시그널이 곳곳에서 나오고 중대재해처벌법 본격 시행으로 건설채의 선호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업계에서는 회사채 발행을 철회하거나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화건설 내부상황은 녹록지 않다. 작년 3분기 기준 2017년 어닝쇼크 이후 가장 영업실적이 가장 낮다.

    매출 2조1151억원은 전년 2조7258억원에 비해 22.4% 줄어들었으며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2204억원에서 1551억원으로 29.6% 감소했다. 2017년 매출 2조1596억원, 영업이익 -1286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한화건설의 실적은 수주잔고의 32%를 차지하는 사업규모 100억달러의 이라크 재건사업 비스마야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 지정학적 요인과 발주처의 재정상태에 따라 진행속도 저감과 정상화가 반복되고 있다. 현재 투입인력 규모를 줄이는 등 공정속도를 조절하며 원가율을 82%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이후 2020년 3조6000억원, 2021년 3분기 2조1000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특히 저유가 등으로 이라크 재정이 악화되면서 공사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항공사진. ⓒ한화건설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항공사진. ⓒ한화건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미스마야 현장에서의 공사대금 수령이 본격적으로 돼야 차입 부담이 대폭 완화될 수 있는 만큼 해당 현장에서의 공사대금 회수 여부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화건설도 이라크사업에 대해 리스크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라크와 블록단위 분할공급 및 소유권 이전, 발주처의 미분양분 매입 등 보완 약정을 맺었다. 재무적으로도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공사채권이 공사선수금 규모를 초과치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특히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귀책 사유로 공사비 지급이 지연되는 경우 필요에 따라 공사를 중단할 수 있고 공사 중단시 선수금 정산 책임외 별도의 의무는 부담하지 않는 등 리스크를 통제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화건설이 회사채 흥행에 성공한 것은 민간주택사업에서의 호실적과 개발사업 비중 확대를 기반으로 전반적인 사업경쟁력이 우수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14년 하반기 이후 적극적인 민간건축·주택부문 수주 확대를 통해 국내 민간건축·주택 사업의 매출액이 2015년 1조원에서 2017년 1조8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이후 해당 부문에서만 연 매출액이 1조6000억원을 상회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택공급은 사업지연 등이 이어지면서 2020년 약 2900가구로 2016~2019년 연평균 5200가구에 비해 감소했으나 2021년 들어 분양시장 호조에 힘입어 약 6800가구를 공급했으며 올해도 연간 1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의 부동산 및 대출 규제 강화에도 주택가격 상승 및 분양가 통제로 신규 분양물량에 주택 수요가 집중되는 등 분양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으며 도급 또는 자체사업 형태로 진행 중인 주요 현장에서 우수한 분양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주택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시공능력 및 공사수행 경험, 사업예정지 구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 주택경기 변화에 대해 양호한 대응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그룹 내 화학 계열사의 신규 투자에 따라 연간 1조원 안팎의 계열 매출을 기록하는 등 계열 물량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는 점도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뿐만아니라 한화건설은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 축소와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복합개발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광교 복합개발사업(포레나 광교, 2020년 준공)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역 북부역세권 등 4개 복합개발사업(총 5조원)을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한화건설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잠실 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따라 2017년 말 5조20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수주잔고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1조9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20년에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통영 천연가스 발전사업 등 공공분야 수주에서도 우수한 수주실적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국내 잔고회전율이 2017년 2.1배에서 2021년 3분기 4.8배로 상승하는 등 확충된 수주잔고를 통해 중장기 매출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측은 "기존에 수주한 대형 복합개발사업과 풍부한 분양물량으로 향후 연간 4조~5조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예상되며 하수처리와 해상풍력 등 친환경 사업 진행이 본궤도에 오르면 더욱 가파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