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 선언한 우크라이나…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러·우 분쟁 예상보다 장기화…고비 넘기면 빠른 안정 전망인플레이션·금리 부담 속 가치주 성격 지닌 업종 접근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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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로 이들을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우 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뤄질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국면에 대비해 회복 가능성이 높은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친러 분리주의 공화국들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 긴장이 높아지자 이날 미국 뉴욕 증시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면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등 국내 금융시장도 숨죽이고 있다. 전일 코스피 지수가 3거래일 만에 상승하는 등 다소 안도감을 되찾은 분위기였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상황의 개선을 기다리기보다는 상황에 따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외교적 협상 타결 ▲국지전에 그칠 가능성 및 제한적 경제 제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본격 침입 및 전면적 경제 제재 등 향후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 갈등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반군 점령지 내에서의 국지전에 그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의 경제제재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거나 한시적일 가능성이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측의 물밑 협상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변동성 확대는 없을 전망”이라며 “그동안 전쟁 이슈가 주식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코스피도 점진적으로 회복, 상반기 중 횡보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지수 차원에서 기대할 것이 희박해 업종과 종목 중심의 장세가 연출될 전망”이라며 “시장 내부에 불안심리가 잔존해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군 점령 지역 밖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이 본격화된다면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경제제재가 부과될 전망이다. 원자재 및 에너지 공급의 차질이 발생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이 경우 글로벌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면서 코스피 레벨도 2500포인트대로 낮아질 수 있다”라며 “국내 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불확실한 경제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한국은 러시아의 다섯 번째 수입국으로 부상했다”라며 “서구권의 대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면 수출 기업의 매출 감소가 즉각 나타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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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사태, 긴축 우려 등이 여전히 남아있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가치주 성격을 지닌 업종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정 후 반작용이 컸던 유틸리티와 커뮤니케이션을 제외하면 금융, 산업재, 소비재 등 대체로 주가수익비율(PER) 부담이 적고 금리 상승과 리오프닝(경기 활동 재개) 컨셉의 업종의 성과가 우수했다”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국면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금리 부담이 발생한다면 가치주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하방 경직성이 강한 운송, 은행, 소비재, 반도체 등의 업종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