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러시아 고강도 금융 제재국고채 시장 들썩…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美 긴축 예상 가능… 금리인상 속도조절 전망
  •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3월 국내 LPG 공급가격이 상승했다.ⓒ연합뉴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3월 국내 LPG 공급가격이 상승했다.ⓒ연합뉴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러시아 금융제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국고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24%로 지난달 21일 2.36%에서 12bp(1bp=0.01%)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예고와 우리 정부의 대규모 추경안 통과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던 금리가 1주일만에 주저앉은 것이다.

    미국 국채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1일 오전(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보다 5.65bp 하락한 1.778%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도 5.58bp 하락해 1.377%였다.

    서방국가와 러시아의 핵 분쟁 우려까지 번지자 안전자산을 찾아 자본이동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활성화에 이달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던 긴축 경로에 전쟁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 전쟁이 확산되면 인플레이션 상승세는 가속화되고 경제성장률은 뒷걸음질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시장을 지배했던 기준금리 0.5%(50bp)를 한꺼번에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은 낮아졌다.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3월 FOMC의 50bp 인상 가능성은 10% 밑으로 떨어지면서 점차 완만한 긴축 예상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마크 챈들러 배녹번 수석 전략가는 "미 연준 금리 예측에 대한 극적인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며 "시장은 이제 50bp 인상 가능성을 완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에 우리 통화당국의 선택폭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난달 금통위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전망치를 2.0%에서 3.1%로 대폭 상향하고도 기준금리 인상은 단행하지 못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 연준 긴축속도가 예상가능해지면 시장동향에 따른 통화정책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이 예고한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 기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달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고채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 시행을 논의하고 조만간 국채 매입규모를 내놓을 예정이다. 4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전망이 우세한 만큼 국고채 매입 규모를 축소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한은 금융시장국은 "국고채 매입이 정부부채의 화폐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국채 물량을 기조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통시장의 일시적 변동성에 대응하는 조치로 가져간다는 원칙"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