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금고은행 지정계획 공고녹색금융·ATM·무인점포·지점 항목 신설44조 자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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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부터 4년간 서울시 자금을 관리할 시금고 은행 선정이 3일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44조원에 달하는 예산과 기금 관리를 맡길 금고은행 유치전에는 굵직한 시중은행들이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과거 복마전식 혼탁 과당경쟁의 유인을 줄이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금융당국까지 묘책을 제시한 만큼 투명하고 합리적인 선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날 차기 시금고 은행 지정계획 공고를 낸 서울시는 4월 중 심의를 거쳐 5월까지 금고업무 취급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현재 서울시 1금고(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관리)는 신한은행이 2금고(기금 관리)는 우리은행이 맡고 있다. 지난 2018년 104년간 서울시금고지기를 독점해온 우리은행을 제치고 신한은행이 1금고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유치 과정에서 과도한 출연금(3050억원)과 이사회 보고 미비를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와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은행의 출연금 출혈경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행정안전부는 금고선정 개선안을 내놨다. 문제가 된 협력사업비 배점을 기존 4점에서 2점으로 축소하고, 금리 배점을 15점에서 18점으로 확대해 출연금이 아닌 이자 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바꿨다. 

    그러나 출연금 경쟁 유인은 줄었어도 ‘금리 덤핑’ 경쟁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는 이번 금고지정 평가항목에 ‘녹색금융 이행실적’과 금융기관의 비대면 디지털 금융 추세를 반영한 무인점포‧ATM 수 등의 시민 편의성 항목을 신설했다. 

    녹색금융은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2020년~2021년 총 2조542억원(친환경 대출‧PF‧투자)을 우리은행이 총 2조650억원(지속가능채권 발행)으로 초박빙 양상이다.

    시민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우리은행이 공개를 거부했으나 우리은행에 비해 신한은행이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의 서울소재 점포 수는 206개, 디지털점포 7개, ATM 2094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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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각에서는 평가 배점이 조정되고 항목이 신설됐지만 재무구조나 업무 능력 등은 대동소이한 수준이라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결국 은행들이 출연금과 금리 베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도한 금리 경쟁은 은행에 돈을 맡기는 선의의 일반 고객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도 있다”며 “출연금 상한규정이 없고 출연금 액수에 비해 징계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평가항목 개선과 평가점수 외부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기 않는 한 은행의 과당경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11일 공개경쟁에 참여하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시금고 운영과 평가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