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수성, 우리은행의 재탈환 승부내달 선정 공고, 내년 3월경 최종 은행 결정출연금‧이자 경쟁, 금리역마진 해결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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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기관영업의 ‘최대어’로 불리는 서울시 금고지기 쟁탈전이 내달 본격 막을 올린다. 

    지난 금고 선정 때보다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으로 30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쏟아부으며 금고지기를 꿰찬 신한은행이 수성할지, 104년 서울시금고를 이끈 경험이 있는 우리은행이 재탈환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40조원을 굴릴 금고 은행 선정계획을 내달 중 공고할 예정이다. 이후 심사를 거쳐 오는 3월경 최종 금고은행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서울시금고 선정 당시보다 시기가 두 달여 빨라졌다”며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라는 큰 이벤트를 감안해 조기에 금고선정절차를 개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5월 신한은행은 서울시 금고를 104년간 맡아온 우리은행을 꺾고 서울시 1금고(일반‧특별회계)를 맡았다. 당시 우리은행은 2금고(기금)를 따내는데 그쳤다. 

    신한은행이 운영권을 거머쥔 비결은 4년간 3000억원 이상 출연금(협력사업비)을 약속한 영향이 크다. 당시 우리은행은 1100억원의 출연금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혈경쟁 논란이 제기됐다. 

    과도한 경쟁은 수익성 저하를 낳았고, 신한은행은 유치전 과정에서 내부 이사회 보고절차 누락과 불건전영업행위로 금융당국에 적발돼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지자체 금고 은행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금고은행이 되면 매년 수십조에 달하는 세입·세출을 관리하며 예치금을 운용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관리가 용이해서다. 

    이에 더해 지자체와 다양한 연계사업을 벌일 수 있고 공무원과 가족을 비롯해 산하기관까지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서울사랑상품권이나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등 서울시 정책사업 입찰을 따내며 협력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 성과를 내고있다.

    서울시금고 출혈경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행정안전부가 지난 2019년 지자체 금고지정시 협력사업비 배점을 줄이는 등 평가기준을 개선했지만 금고지기를 따내기 위한 경쟁 열기는 내년에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출연금 배점은 4점에서 2점으로 절반으로 낮춘 반면 금리배점은 15점에서 18점으로 확대해 이자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출연금 경쟁이 이자경쟁으로 옮겨갔을 뿐 출혈경쟁은 예년과 비슷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금고지기를 따냈지만 그동안 막대한 출연금 지출과 저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 지자체 예금금리에서 역마진이 발생하는 등 금고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그동안 1000억원을 들여 서울시금고 관련 고도화된 전산시스템을 구축했고 그동안 운영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서울시금고를 사수하려고 할 것”이라며 “우리은행 역시 금고지기 탈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