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온전한 검찰 독립을 위한 검찰 개혁" 추진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등 공약"공수처, 정치 야합하면 폐지"...대대적 수술 나설 듯
  • ▲ 검찰, 공수처, 경찰청. ⓒ뉴데일리DB
    ▲ 검찰, 공수처, 경찰청. ⓒ뉴데일리DB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향후 새 정부의 검찰 개혁안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 문 정부의 검찰 개혁안에 부딪혀 갈등을 빚었던 만큼 새 정부에서는 현 정부의 검찰 개혁안에 정면으로 맞서는 정책들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윤 당선인이 현 정부의 '반쪽짜리' 검찰 개혁안을 대대적으로 손 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 정부 5년 동안 약화된 검찰의 권한을 다시 강화하고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각급 수사 기관의 역할 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윤 당선인이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 지휘권 폐지를 비롯해 검찰 예산 독립, 검‧경 고위공직자 수사권 부여 등을 주장해 온 만큼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 서초동에 봄바람 부나...검찰 권한 강화 전망
     
    윤 당선인은 당장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문 정부에서만 3차례가 발동돼 '검찰 독립성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사안이다. 추미애 전 장관이 2020년 7월2일과 10월19일, 박범계 장관이 지난해 3월17일 각각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과거 정부에서는 고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천정배 전 장관이 1차례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문 정부는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하에 구체적 사건에 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남용해 검찰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검찰개악'을 초래했다"며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명시한 검찰청법 제8조 개정 의지를 밝혔다.

    또 지난 2월14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사법개혁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가진 나라는 독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뿐이며 독일과 일본은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검찰에 독자적인 예산 편성권을 부여하겠다고도 밝혔다. 법무부가 갖고 있는 검찰 예산 편성권을 검찰에 위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경찰청‧국세청 등 정부의 17개 외청은 모두 독자적 예산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윤 당선인이 의지를 갖고 드라이브를 건다면 시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게 법조계 안팎의 전망이다.

    ◆ '존폐설' 시달리는 공수처...권한 약화→폐지 수순 밟나

    윤 당선인은 줄곧 현 정부가 출범 시킨 공수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왔다. 현 공수처는 정치적 편향성과 정치 사찰식 불법 수사 등의 이유로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했다는 게 윤 당선인의 판단이다. 

    실제로 공수처는 지난해 출범 이후 지난 1년 간 구속 0건, 직접 기소 0건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게다가 공수처는 지난해 말부터 법률 상 수사 대상이 아닌 언론사 기자들의 통화 및 메시지 수·발신 내역을 '통신 영장'까지 발부 받아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공수처의 우월적이면서도 독점적인 지위를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수사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공수처장이 이첩을 요구하면 사건을 이첩 해야 하고 다른 수사 기관이 고위공직자의 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공수처에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수처법 제24조를 독소 조항으로 규정, 이를 폐지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공수처의 권한에 대해 '무소불위' 지적이 제기돼 온 만큼 검찰과 경찰에도 공직자들에 대한 부패 수사권을 부여해 견제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경찰 인사 개혁...'급여 인상' 등 처우 개선 나선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는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부여한 기존 검경수사권 조정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앞서 "검경 수사권 재조정은 절대 없다"며 현행 수사 체계를 유지하면서 '송치 전 경찰의 자율적 수사', '송치 후 검사의 직접 보완 수사'로 절차를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그동안 경찰 일선의 큰 불만 사항이었던 처우 문제를 개선해 수사 기관 역량 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1월15일 인천 층간 소음 사건 등 최근 경찰의 부실 대처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 불신이 높아졌다"면서도 "경찰이 범인 제압 과정에서 부상 당할 경우 충분히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윤 당선인은 현장 경찰들의 공상 보상금 관련 예산을 10배 증액하는 등 경찰의 임무 수행 능력 제고를 위한 처우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통령 임기 말까지 순경 출신 경찰관을 경무관 이상 고위직으로 20% 이상 배치해 인사 불공정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승진 제도를 개선해 하위직 경찰관에게 승진 기회를 보장하고 필요 시 승진 할당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