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2억 호주달러 캥거루본드 발행 나서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핵 전쟁 위협으로 외화채 시장 싸늘장기 CP 발행으로 돌파구 마련
  • ▲ 현대캐피탈 본사.ⓒ뉴데일리
    ▲ 현대캐피탈 본사.ⓒ뉴데일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충돌 사태가 더욱 악화되면서 외화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외화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꾀하던 일부 캐피탈사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 기업어음(CP) 등으로 돌파구를 찾는 캐피탈사도 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11일 2억 호주달러(약 1788억원)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캥거루본드는 호주 자본시장에서 역외의 외국기관이 현지 통화인 호주 달러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호주는 물론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투자자 모집을 진행한다.

    현대캐피탈은 외화채 시장을 활용한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달러는 물론 엔화(사무라이본드)와 역외 위안화(딤섬본드), 스위스프랑, 유로화 등 다양한 통화 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캥거루본드 발행에 나선 건 2017년 이후 5년여 만이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핵 위기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데다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맞물려 외화채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호주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력이 비교적 미미해 최근 발행사들의 관심이 높아진 곳 중 하나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권에 있는 유럽 시장의 경우 채권 시장 분위기가 더욱 얼어붙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관련 제재 여파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외화채를 통해 자금조달을 준비 중이던 캐피탈사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에 일부 캐피탈사들은 장기CP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지난 10일 1500억원 규모 장기CP를 발행했다. 지난 2월 5300억원 규모 장기CP 발행 이후 약 보름만에 또다시 발행한 것이다.

    외화채로 일부 자금을 조달하던 KB캐피탈 역시 16일 2000억원 규모로 장기CP를 발행했다. 지난해 장기CP 시장에 데뷔한 이래 약 1년동안 5차례 걸쳐 발행하며 잔량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JB우리캐피탈은 오는 21일 1600억원 규모로 장기CP를 발행한다. 지난해 말 발행한 지 약 4개월만이다.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총 4200억원 장기CP로 조달해 잔량은 58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여전채 발행 시장의 투자심리가 싸늘해지면서 돌파구로 장기CP를 선택한 것이다. 장기CP는 금리변동성이 커졌을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처로 여겨진다. 시가평가를 적용받는 회사채와 달리 장부가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여전채는 발행 특성상 일괄신고제를 활용해 회사채보다 발행빈도가 높아 국고채 금리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반면 장기CP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을 때 자금조달처와 조달기간을 다각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