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내수회복 제약·대외 불확실성 확대 지속"오미크론·우크라사태…美금리인상-中저성장 악재 겹쳐올 韓경제성장률 3% '빨간불'…무디스, 3.0%→2.7% 하향
  • ▲ 경기 침체.ⓒ연합뉴스
    ▲ 경기 침체.ⓒ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내수회복이 제약되는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심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고물가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뒷걸음질 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고용 증가세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도 탄탄한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확산세 등에 따른 내수 회복 제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코로나19의 내수 영향에 우려를 나타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만7017명 늘었다. 전날 62만1328명보다 21만4311명 줄었지만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이 개시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영향으로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이 심화했다"면서 "이에따라 원자재·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증가하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외 여건과 관련해 기재부는 지난 1월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2월에는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경계의 수준을 높였다.

    기재부는 "선제적 물가관리 등 민생 안정과 대내외 위험 점검,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 영향 최소화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을 통해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고 경기 회복 뒷받침에 주력하겠다"고 역설했다.
  • ▲ 계속 오르는 휘발윳값.ⓒ연합뉴스
    ▲ 계속 오르는 휘발윳값.ⓒ연합뉴스
    그러나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을 고려할 때 경기 전망을 낙관하기 녹록지 않다는 의견이 적잖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우려, 미국발 금리 인상,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 글로벌 악재가 수두룩해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친 초대형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정부가 호언장담했던 올해 3%대 경제성장률도 안갯속에 빠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7일 내놓은 '전 세계 거시 전망' 보고서에서 주요 20개국(G20)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종전(4.3%)보다 0.7%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원자잿값 급등과 인플레이션, 경기 심리 위축 등을 유발하며 세계 경제의 환경을 상당히 변화시켰다고 부연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무디스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한 달 전 제시한 3.0%에서 2.7%로 0.3%p 낮춰잡았다. 무디스는 "한국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투입물에 차질이 생기고 이러한 칩들을 사용하는 자동차 등 첨단제품 제조에도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2.7%에서 2.6%로 0.1%p 낮췄다.

    정부는 지난해 내놓은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1%로 제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무디스의 앤 반 프라그 글로벌 총괄과 화상 면담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일부 불확실성이 있으나 (올해) 3%대 성장률은 달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디스는 재정당국의 의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지난 10일 발표한 '한국 대통령 선거의 정책적 의미와 거시 관점' 보고서에서 "국내외 리스크에 따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0.4%p 하향 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