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전국 교육청, 교원역량개발지원제 도입 방안교원 연수 등 예산 확대…교육교부금 기준 반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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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침해·성희롱 논란을 불렀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가 대폭 개편된다.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폐지되고 학생 만족도 조사는 인식도 조사로 바뀌면서 서술형 문항이 사라진다. 개편된 교원평가를 2026년부터 적용하면서 지난해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으로 실시하지 않았던 교원평가는 올해와 내년에도 실시하지 않는다.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교원평가 폐지 및 교원역량개발지원제도 도입 방안'을 3일 발표했다.교원평가는 교육공무원법 등에 근거해 매년 교사들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우수한 교사에게 연구년을 주는 한편 미흡한 경우 능력향상연수를 부여해 왔다. 이와 별도로 인사와 수당 지급에 반영하는 '교원업적평가'(관리자 평가+다면평가)가 운영되고 있다.기존 교원평가는 교사 간의 동료평가와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 조사로 구성됐는데, 지난 2022년 세종 한 고교에서 학생이 서술형 만족도 조사 과정에서 교사를 성희롱하는 답을 적어내 교권침해 논란을 빚었다.여기에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침해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자, 교육부는 그 해 9월 교원평가 실시를 유예하고 1년간 개편안을 마련해 왔다.이번 방안은 지난 8월14일 공개했던 교원평가 개편 시안의 골자를 대부분 유지했다.문제가 됐던 학생 만족도 조사는 '인식조사'로 바꾼다. '(내가) 선생님의 질문으로 수업에 호기심이 커졌다' 등 학생이 느낀 인식을 답변하는 식이다. 학생이 교사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변화를 답하게 된다.서술형 평가는 폐지하고, 객관식 질문으로 구성한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지금의 교원평가와 같다. 교육부는 연내 인식조사를 개발해 내년부터 실시한다.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폐지한다. 대신 교육감 주관으로 매년 진행해 온 학교평가를 통해 학교 전반의 교육과정과 경영 전반에 대한 학부모 의견을 듣게 된다.교사 간의 동료평가도 별도의 '교원업적평가' 중 다면평가(다양한 구성원에게 평가를 받음)와 합친다. 기존 다면평가의 학습지도, 생활지도, 전문성 개발 영역이 교원평가 내 동료평가와 겹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많은 학교가 연말 자기실적평가서나 정량 실적으로 다면평가를 해 왔지만, 앞으로는 '과정 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다. 수업 개선 노력을 더 중요시한다는 것이다.'과정 중심' 다면평가도 학생인식조사와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시범 도입하고, 2026년부터 정식 실시한다.2026년부터는 자기역량진단 시스템을 도입한다. 경력을 고려한 지표를 제시하고 평가를 받는 교사 스스로가 자신의 역량을 살필 수 있는 '자가 진단'이다.이와 같은 학생인식조사, 동료 등의 '과정 중심' 다면평가, 자가 진단 세 축으로 구성된 '교원역량개발지언제도'를 오는 2026년부터 본격 도입한다는 계획이다.교육부는 역량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교사가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연수를 강화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연수 추천 시스템을 도입, 맞춤형 역량개발을 돕는다.정부가 내국세 20.79%와 국세 교육세 등으로 조성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교육청별로 배분할 때 쓰는 '기준재정수요'에 기준으로 반영한다.교원 연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명목의 교육교부금을 교육청별로 지급해 예산 지원을 강화한다는 의미다.국내외 기관에서 일정 기간 특별연수를 받을 수 있는 교사 규모도 늘리는 한편, 교대·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에 가칭 '교원역량개발센터'를 두고 학위과정부터 학습연구년제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한다.교육부는 이번 방안을 도입하기 위해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고, '교원능력개발평가 실시 훈령'을 폐지하는 등 올해 하반기 법령 정비에 나선다.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교원의 자기 주도적 성장을 돕겠다"며 "교원이 헌법과 법률로 보장된 바에 따라 교육 전문가로서 존중 받고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교육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